[프로야구]해태 "그래도 호랑이"…SK에 2연승 연패늪 탈출

  • 입력 2000년 4월 12일 23시 21분


2년전 일이다. ‘선이 굵은 야구’를 하는 해태 김응룡감독은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스타가 된 외야수 장성호를 김성호라고 말하는 실수를 한 적이 있다.

해태는 선동렬 이종범의 ‘차포’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긴 했지만 이때만 해도 선발 이대진, 마무리 임창용에 홍현우 이호성의 홈런포를 앞세워 우승후보는 못돼도 4강은 바라보던 시절.

그러나 올시즌 해태의 주전선수들을 보면 김감독이 또다시 실수를 할 만큼 수많은 낯선 이름을 만나게 된다. 임창용은 삼성으로 ‘팔려갔고’ 이대진 홍현우는 부상중. 지난해 삼성에서 건너온 양준혁마저 올초 LG로 트레이드됐다. 이러다 보니 해태의 전광판에는 톱타자 장성호와 4번 이호성을 빼면 거의가 신인급 선수로 채워지는 게 당연지사. 해태가 신생팀 SK와 함께 꼴찌후보로 꼽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해태는 역시 ‘V9’의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12일 광주구장. 해태는 3회 김창희의 3점홈런 등 타자일순하며 단숨에 7점을 뽑으며 11-1로 대승, ‘탈꼴찌 라이벌’ SK와의 주초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이로써 해태는 두산과의 개막 3연전에서 내리 역전패를 당한 아픔을 씻어내고 이후 4경기에서 3승1패의 상승세를 탔다.

수원에선 삼성이 ‘우승 라이벌’ 현대에 이틀연속 1점차 승리를 거두며 단독선두에 올랐다. 삼성은 개막전 패배후 6연승, 현대는 개막 5연승후 2연패.

삼성 ‘라이언 킹’ 이승엽은 1회 현대의 ‘차세대 에이스’ 김수경의 공을 밀어쳐 좌중월 2점홈런(시즌 3호)으로 연결, 최단경기 150홈런에 한 개차로 다가섰다.

이승엽은 이날 현재 634경기만에 149호를 때려 89년 이만수의 최단기록(659경기) 경신을 예약해둔 상태. 삼성이 5-5로 팽팽한 맞선 9회 무사만루에서 김종훈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6-5로 이겼다.

잠실에선 LG가 40세 최고령 김용수의 선발 역투에 힘입어 ‘서울 라이벌’ 두산을 10-3으로 꺾고 두산전 8연패에서 벗어났다.

대전경기는 임수혁이 이틀 연속 결승 3점 홈런을 친 롯데가 5-4로 승리. 롯데 외국인 선발 기론은 시즌 첫 승과 함께 지난해부터 6연승의 기세를 이어갔다.

<장환수·전창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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