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이번주 뉴욕증시를 주목하라

  • 입력 2000년 4월 17일 23시 37분


"뉴욕증시를 주목하라"

세계증시 투자자들의 이목이 온통 뉴욕의 월스트리트로 쏠려있다. 세계증시의 심장인 월스트리트의 다우와 나스닥지수 움직임이 세계증시의 추이를 판가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의 전망은 현재로서는 대단히 비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IBM과 오라클 주가 일본의 도쿄증시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을 지적하며, 뉴욕증시가 주초 하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기사를 보냈다.

CNNfn 역시 이날 '기술주의 바닥은 어디?'라는 특집기사에서 기술주의 바닥확인이 아직 끝난 것인 지 불분명하다며,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이같은 우려대로 24시간 거래되는 글로벡스전자시장에서 나스닥지수 선물은 3130∼3150으로 65∼85포인트 떨어진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S&P지수 선물 역시 1340∼1350으로 20포인트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시장의 추이를 참고할 수 있는 유럽시장도 이날 폭락세로 출발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지수는 개장 초 4.04%,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지수는 3.69%,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는 3.83%의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전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의 중소 거래소의 지수들도 3∼7%의 내림세를 기록중이다. 유럽증시의 광범위한 추이를 나타내는 '다우존스 STOXX 50지수'도 지날주말보다 179.73포인트(3.8%)가 떨어진 4614.39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시장에서도 대부분 종목이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특히 텔레콤 관련 주들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런던 파이낸셜스프래드신탁의 스튜어트 레인 거래인은 "12년동안 이 일에 매달려왔지만 오늘 아침같이 고객들의 울음섞인 전화를 많이 받아보기는 처음"이라며 "최악의 아침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찰스 페인(스마트머니 분석가)은 "그간의 폭락장으로 매력적인 가격의 종목들이 즐비해 있다"면서도 "그러나 마진콜 압력이 높아 매수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희망섞인 관측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기대를 거는 것은 월가의 뉴욕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많은 기업들이 이번주중 지난 1·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작년의 소비붐에 힘입어 많은 기업들의 이 기간 중 영업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선 이날 장중 굵직한 대형 기업들이 1·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세계적인 필름메이커인 코닥의 경우 지난 1·4분기중 작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9% 증가한 것을 비롯, 엘리 릴리(제약)는 같은 기간 순익을 18% 향상시켰다. 또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신규상장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데 힘입어 1분기중 영업이익이 작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늘어났으며, 이밖에 뱅크오브아메리카, 뱅크오브뉴욕등도 각각 17%와 7%의 영업이익 증가를 달성했다. 제조업체중에서는 세계 2위의 자동차메이커인 포드사가 전년 동기대비 5%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됐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 종목 매수추천이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펀드는 수식투자 비중을 높이기로해 향후 시장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증권사중 하나인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컴퓨터제조 및 판매업체인 게이트웨이와 반도체 제조업체인 KLA텍크에 대해 매수추천했다.

S&P는 실적 향상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컴퓨터 네트워크업체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게이트웨이는 지난 14일 1·4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보고서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었다.

또한 로버트슨 스테븐스증권사는 컴퓨터제조업체인 컴팩컴퓨터사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강력 매수(strong buy)'로 조정했으며,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투자등급을 '강력 매수'로 유지하고,목표가격을 주당 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 도날드룹자산운용 역시 채권에 편입돼 있는 자금 15%를 주식매입에 쓰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또한 일부 분석가들은 마진콜 압력이 급속히 퇴조하는 사인이 들어오고 있다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마진콜 압력이 약화될 경우 투자자들로서는 주가하락에 따라 매물을 청산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가 일시에 급락하는 등의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은 적어지게 된다.

코넥티컷주 웨스트 하트포드에서 증권전문 잡지 '스피어 리포트'를 발행하는 그레고리 스피어 편집장은 "증권사들의 큰 손들에 대한 마진콜 요구는 지난주에 이미 최고점을 이루었다"며 "최근 증시폭락은 신경제 관련 종목에 거품이 끼었다는 사실과 함께 빚을 얻어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행태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뉴욕증시에서 지난주와 같은 과매도 현상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당분가 급격한 상승추세로의 반전은 어렵겠지만 급락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국내의 대한투신은 이날 발표한 '미 증시 폭락에 따른 향후 주식시장 전망'에서 미국증시의 폭락 다음날에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대한투신이 분석한 미국 증시 주요 폭락사태는 87년 10월19일(무역, 재정적자 누적 및 증시과열 우려), 97년 10월27일(홍콩증시 폭락, 동남아 경제위기), 98년 8월31일(러시아 경제위기, 아시아 위기 장기화) 등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87년 10월19일에는 다우존스 -22.6%, 나스닥지수 -11.3%의 폭락세를 연출했으나 다음날에는 다우 5.9%, 나스닥 0%의 안정세로 돌아섰다.

또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7.2%와 -7.0%씩 급락했던 97년 10월27일에도 이튿날에는 각각 4.7%와 4.4%의 플러스로 반전됐다.

98년 8월31일에는 다우지수는 -6.4%, 나스닥지수는 -8.6%씩 내려앉았으나 다음날에는 3.8%와 5.1% 씩 반등세를 만들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 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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