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초 홈런잔치가 벌어지자 공인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한국과 닮은 꼴이다.
미국 AP통신은 “공인구를 새로 채택한 2000년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이 지난해보다 20%나 늘어나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공인구의 교체가 이런 현상을 불러온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런 의혹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LA 다저스의 케빈 얼스터가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몰아친 사건.
지난 시즌에 은퇴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얼스터는 13년간 통산 74개의 홈런을 쳐내 연평균 홈런 개수는 5.7개에 불과하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소문난 ‘물방망이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메네소타 트윈스도 3타자 연속홈런 기록을 나란히 세우는 등 홈런파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5일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은 57개였으며 개막전이후 1주일간 262개의 홈런이 터져 나왔다.
홈런타자 3인방 켄 그리피 주니어와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가 이같은 홈런잔치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도 색다른 점이다.
현대가 한 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하루 4경기에서 22개의 홈런이 나왔던 한국 프로야구와 공통점은 ‘소나기 홈런’에 당한 팀들이 공인구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일부 팀 관계자들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가 각각 경기용 볼을 공인해주던 작년과 달리 버드 셀릭 커미셔너의 공인사인이 들어간 새 제품이 홈런 파티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는 이런 의혹에 대해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소리’로 일축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마운드높이가 예전에 비해 낮아졌고 ▲각 팀 투수력이 한결같이 취약해졌으며 ▲타자들의 힘과 기량이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을뿐 공인구 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견해를 내놓아 이번 논란은 ‘찻잔속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높다.
[연합뉴스 권훈기자]kho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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