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메이저리그도 공인구 논란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초반부터 홈런이 양산되고 있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공인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시즌초 홈런잔치가 벌어지자 공인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한국과 닮은 꼴이다.

미국 AP통신은 “공인구를 새로 채택한 2000년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이 지난해보다 20%나 늘어나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공인구의 교체가 이런 현상을 불러온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런 의혹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LA 다저스의 케빈 얼스터가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몰아친 사건.

지난 시즌에 은퇴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얼스터는 13년간 통산 74개의 홈런을 쳐내 연평균 홈런 개수는 5.7개에 불과하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소문난 ‘물방망이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메네소타 트윈스도 3타자 연속홈런 기록을 나란히 세우는 등 홈런파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5일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은 57개였으며 개막전이후 1주일간 262개의 홈런이 터져 나왔다.

홈런타자 3인방 켄 그리피 주니어와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가 이같은 홈런잔치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도 색다른 점이다.

현대가 한 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하루 4경기에서 22개의 홈런이 나왔던 한국 프로야구와 공통점은 ‘소나기 홈런’에 당한 팀들이 공인구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일부 팀 관계자들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가 각각 경기용 볼을 공인해주던 작년과 달리 버드 셀릭 커미셔너의 공인사인이 들어간 새 제품이 홈런 파티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는 이런 의혹에 대해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소리’로 일축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마운드높이가 예전에 비해 낮아졌고 ▲각 팀 투수력이 한결같이 취약해졌으며 ▲타자들의 힘과 기량이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을뿐 공인구 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견해를 내놓아 이번 논란은 ‘찻잔속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높다.

[연합뉴스 권훈기자]kho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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