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美증시 또 폭락 가능성…"가을가야 강세장"분석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40분


미국증시가 사상 최악의 폭락 이후 17,18일 연이틀 사상 최대의 폭등세로 돌아섰으나 아직 조정국면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최근의 ‘번지 점프’ 장세로 최악의 순간은 지나갔을지 모르지만 주가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것.

19일 주요 금융포털사이트들은 전날 나스닥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급반등세를 보였으나 장중 분위기와 투자 패턴 면에서 개운치 않았다고 전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장중내내 눈치만 살피다가 막판에 한꺼번에 매수주문을 쏟아내는 ‘모멘텀 투자’가 기승을 부려 지수 상승폭을 키웠다는 것.

모멘텀투자란 장세가 상승세냐 하락세냐 하는 기술적 분석과 시장 심리 및 분위기 변화에 따라 추격매매하는 투자방식.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에 따르면 지난주말 현재 나스닥시장에서는 94년 8월 이후 다섯 번째로 14주기준 상대강도지수(RSI지수)가 과매도권에 떨어졌다. 상대강도지수란 해당 기간의 상승폭 합계를 상승폭 합계+하락폭 합계로 나눈 수치. 이 수치가 30이하인 경우를 매도세가 강해 사들여도 좋을 정도로 가격이 충분히 떨어졌다는 의미로 과매도권이라고 한다.

임차장은 “과매도신호 발생에 따라 17,18일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가 대량유입되고 개인들의 추격매수에 나선 것이 지수상승폭을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의 경우 17일과는 달리 상승종목이 하락종목을 훨씬 능가하고 거의 모든 업종의 중소형주까지 골고루 상승세를 보인 점도 모멘텀 투자의 흔적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메릴린치의 수석 시장분석가인 리차드 맥케이브는 “최근 단기적으로는 과매도신호가 발생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아직은 과매도권에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나스닥이 안정적인 회복세로 돌아서려면 또 한번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미국 증권전문가들은 3월말에 시작된 이번 나스닥 조정은 V자형이 아닌 U자형 또는 L자형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베스터비지니스데일리의 빌 오닐 회장은 “약세장은 적어도 4∼5개월은 지속돼야 향후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강세장은 가을부터나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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