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4월 순매도 분석전망]외국인 "팔자"…코스닥 먹구름

  • 입력 2000년 4월 20일 21시 06분


올들어 엄청난 기세로 코스닥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4월들어서는 집중적으로 내다팔고 있다. 매도종목도 시가총액이 큰 인터넷 대표기업에 집중돼있어 미국의 첨단기술주 거품론이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전세계 증시가 불안하다는 측면에서 전체적인 주식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이들이 매수세에 가담하지 않는한 코스닥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

▽외국인, 이달들어 매도세로 급반전〓외국인들은 1월말 종합지수가 160 포인트 근처에서 바닥을 찍자 본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1월 순매수금액이 2304억원에 달했고 2월에는 1조199억원으로 급증하면서 코스닥 폭등을 촉발했다. 하지만 3월에는 2661억원으로 순매수규모가 큰폭으로 줄었고 4월에는 19일까지 1688억원이나 순매도했다.

마이다스에셋 박광수 주식운용팀장은 “나스닥지수 폭등으로 국내에서도 코스닥기업의 높은 성장성이 부각돼 매수강도를 높여왔던 것”이라며 “최근에는 전세계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위험관리 차원에서 고점에서 매도하고 현금보유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업평가기준이 흔들린다〓증권전문가들이 코스닥기업의 적정가치 평가기준은 나스닥기업 평가모델이었다. 즉 미국 인터넷기업의 회원 및 가입자 한명당 가치와 정보통신기업의 주가매출액비율(PSR)을 계산하고 이를 코스닥기업에 할인적용했던 것.

이런 상황에서 미국 첨단기술관련주들의 수익모델이 불투명하고 주가에 거품이 형성돼있다는 인식으로 나스닥지수가 폭락한 것은 코스닥기업의 평가기준 자체가 낮아졌다는 의미.

박광수 팀장은 “코스닥기업의 평가기준이 나스닥기업과 연동돼있어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중심으로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재구성〓현대증권 한동욱 연구원은 “외국계 펀드는 3월에 현금 0∼3%, 정보통신 인터넷주식 비중은 50∼60%, 나머지는 전통적 블루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4월에는 현금 20%, 주식은 모건스탠리지수(MSCI) 등의 비율대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국가간에도 비중이 조정돼 그동안 투자확대국가였던 한국과 대만 비중을 줄이고 대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비중을 높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그동안 집중적으로 매입했던 한글과컴퓨터 다음 드림라인 등 인터넷 대표주 비중을 축소하고 수익모델이 확실하고 매출액 및 순이익증가율이 높은 중소형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증시에서는 이러한 외국인들의 투자패턴변화가 코스닥내 주가차별화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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