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금융불안설 퍼지며 달러화 상승반전

  • 입력 2000년 4월 24일 17시 29분


대형악재설이 퍼지자 약보합세를 유지하던 달러화가 오후장 후반 1,119원대로 상승했다.

24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지난주말 종가보다 60전 높은 1,109.10에 개장했으나 한국정보통신의 외자유치자금 5천만달러 등 고점인식 매도세가 출회되자 오전 9시51분 1,107.90까지 하락했다. 이후 당국의 달러매수개입이 단행되고 외국인주식순매도분 커버수요(약 6천만달러) 및 정유사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1,108.40으로 반등했던 달러화는 약보합 분위기에 기댄 숏플레이가 이어지자 1,107.90까지 되밀린뒤 1,108.00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1,108.10에 오후장 거래를 재개한 달러화는 오후 2시17분 1,107.80으로 추가하락하며 오전 저점을 경신했으나 일부 외은권으로부터 외국인주식순매도분 커버수요가 추가로 출현하고 배당금 환전수요까지 가세된데 이어 모 그룹의 자금악화설이 급속도로 시장에 퍼지자 숏커버가 촉발되면서 오후 4시10분 1,109.50으로 급상승했다. 그러나 S사가 5천만달러규모의 보유물량을 처분하고 고점인식 매도세가 재개되자 1,108.80으로 밀려나며 24일 장을 마감했다.

딜러들은 업체보유물량 처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인식으로 달러화가 오후장 중반까지 지난주말의 약보합세를 유지하며 1,107원대로의 하락을 시도했으나 장후반 모그룹관련 자금악화설이 급속도로 유포되자 숏커버가 촉발되면서 달러화가 상승반전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주에도 떠돌던 모그룹관련 자금악화소문이 또다시 시장에 회자되며 추격매도세의 발목을 잡았다"면서 "무역수지 악화, 외국인주식순매수행진 중단으로 공격적인 매도공세가 껄끄러운 상태에서 환율이 하방경직성을 보이자 일부 세력이 매수로 방향을 선회하기 위해 확실한 근거가 없는 루머를 확대재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은행의 한 딜러는 "23일까지 17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가 월말에 흑자반전될 경우 월말네고물량이 출회되지 않을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롱플레이를 펼칠수 없으나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당국이 결코 원화추가강세를 허용할리 없을 것이기 때문에 1,100원선 붕괴는 상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월말 네고장세만 끝나면 5월초부터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1,105원선에서 달러매집에 나서려고 벼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른은행 딜러는 "환율이 상승하려면 당국이 개입이 없어도 환율이 자율상승할수 있는 수요우위 수급상황이 펼쳐져야만 하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당국이 시장에서 손을 빼는 순간 1,100원선이 단번에 붕괴될만큼 일방적인 공급우위 수급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환율상승반전을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투기적인 생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그는 "5월 들어서도 아남반도체 등 기업매각 및 직접투자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이기 때문에 1,100원대 횡보세가 지속되면 됐지 환율상승반전은 요원한 얘기"라고 말했다.

딜러들은 현재 외환당국이 연중저점 경신을 방어하는데 골몰하고 있지만 환율상승도 바라지 않고 있기 때문에 25일 달러화가 1,107.50∼1,110.00의 횡보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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