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들을 보지 않았다면 헷갈릴 정도로 교묘하게 꼬리를 무는 구성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1, 2편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 극 중 ‘스탭(Stab) 2’라는 제목의 공포 영화로 제작되는 가운데 이 촬영현장에서 또다른 연쇄 살인이 벌어지는 것. 공포 영화와 관련된 공식들이 극 중에서 공공연하게 언급되면서 사건 추리의 단서를 제공하는 형식도 흥미롭다.
영화 출연자들이 시나리오에 묘사된 대로 계속 살해된다. 은둔 생활을 하면서 전화로 여성문제를 상담하던 시드니는 자신의 거처가 의문의 살인범에게 노출되자 촬영 현장을 찾아간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리즈의 숫자가 늘어갈수록 공포의 체감지수는 떨어진다’는 공포 영화 시리즈의 ‘공식’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두뇌 게임의 비중은 줄어든 대신, ‘터미네이터’처럼 강해진 살인범의 힘과 칼부림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나이트 메어’ 시리즈에서 긴 손톱과 밀짚모자를 쓴 채 공포감을 불러일으킨 캐릭터 프레디 크루거를 탄생시킨 공포영화의 거장 크레이븐 감독. “공포 영화는 정신을 위한 신병 훈련소”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그가 제공한 ‘스크림 3’의 난이도는 시리즈의 전편들을 통해 ‘훈련’을 마친 관객들에게는 아쉽게도 평범하다. 18세 이상 관람가. 29일 개봉.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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