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는 미국증시의 급등소식에 힘입어 개장 초부터 23포인트 가량 올라 760선을 회복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반등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러나 물밀 듯 쏟아져 나오는 현대그룹 매물로 인해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곧 약세로 반전,후장들어서는 낙폭이 확대됐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오전 10시를 넘기면서부터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 루머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관련 주식을 대거 쏟아내면서 기세등등하던 종합주가지수가 갑자기 곤두박질쳤다.
현대 위기설은 현대투신운용이 참여연대로부터 펀드 운용의 비도덕성을 지적받은 데다 정부의 투신권 지원대책에서 제외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대투신운용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제외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또한 참여연대의 발표로 현대투신운용의 도덕성이 심판대에 올랐고 형제간 '권력다툼'과 연계, 그룹 전체의 도덕성이 의심받을 정도로 파문이 증폭됐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2천억원 규모의 3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수요처를 찾고 있으나 은행 투신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외면받는 등 채권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따라 투신운용의 대주주인 현대전자와 현대증권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고 이어 주식 이동실태 조사, 세무조사 등 재벌그룹에 대한 정부의 개혁의지가 재확인되면서 현대그룹 계열사 주가가 곤두박질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대그룹 위기설의 실체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며 성급하게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투신권의 매수력 약화로 상대적으로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외국인의 동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성급한 매수, 매도는 금물〓당분간 주식을 새로 사서 이익을 볼 생각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 향후 장세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성급한 매수전략은 투자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날 급반등하던 주가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매수시점이라고 보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남들이 주식을 산다고 해서 덩달아 매수에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 이들은 추격매도 역시 금물이라고 말했다.
◆현금비중을 높여라〓변동률이 큰 장세에서는 보유주식의 매도타이밍을 잡는데 투자포인트를 두는 게 좋다. 반등할 때마다 보유주식의 분할매도에 들어가 현금비중을 높이고, 다음 상승장세에 대비하는 게 현명한 투자전략이다.
◆외국인 동향=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에서 412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6억원 각각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순매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데다, 특히 선물시장에서 1,589계약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장세를 '하강국면'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날 2,939계약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이 이날 매도세로 전환한데 대해 전문가들은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순매도공세를 ‘한국 이탈’로 보지는 않는다. 이익실현을 한 다음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섣부른 기대보다는 외국인 매매패턴을 주시하면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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