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올림픽 파견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두고 하는 얘기다. 세계선수권대회보다 국내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지만 올핸 특히 더 그렇다.
3차 선발전까지 남녀 합해 16명의 현 국가대표 가운데 무려 6명이 떨어져 나갔다.
남자부에선 홍성칠 오진혁 이정근이, 여자부에선 김조순 박명화 김민정이 ‘비운의 탈락자’들. 특히 2차 선발전에서 세계 4위 김조순이 1점차로 눈물을 흘렸고 3차전에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홍성칠이 떨어졌다.
한번 탈락하면 구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선발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 은퇴 후 복귀한 김수녕은 “한번 실수하면 끝이니까 활을 쏠 때마다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3차 선발전까지 통과한 남녀 각 16명의 ‘생존자’에겐 앞으로 더 많은 ‘지뢰밭’이 있다. 4차에서 12명, 5차에서 8명이 추려진 뒤 6차까지 통과한 6명이 6월 태릉에서 열리는 최종선발전에 나갈 수 있다. 여기서 시드니올림픽에 나갈 남녀 각 3명이 가려지기 때문에 그야말로 ‘산 넘어 산’.
선발전이 이처럼 까다로운 것은 물론 최정예 멤버를 뽑기 위한 것. 일부 일선지도자들은 대진운에 많이 좌우되는 매치플레이로는 톱클래스의 선수들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지만 협회는 올림픽 매치플레이에 대한 적응을 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는 설명.
세계 랭킹 1위 이은경은 “한 두해 겪는 것도 아니고 선수는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경기력을 모두 발휘해야 하지 않느냐”며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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