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첨단주-전통주 주가 "모 아니면 도"

  • 입력 2000년 4월 27일 23시 20분


기업의 내재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본질가치와 주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본질가치는 코스닥등록을 위해 일반공모주 청약을 실시할 때 주간증권사와 발행기업이 협의해 결정하는 투자지표. 장부상 자산가치와 향후 2년간 수익가치를 토대로 산출한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지난해 12월이후 등록한 90개사의 공모가와 본질가치를 현주가와 비교한 결과를 보면 인터넷 및 정보통신 관련기업 주가가 본질가치보다 최고 5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코리아나화장품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은 투자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해 공모가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

▽본질가치에 비해 고평가(?)〓인터넷 보안솔루션업체인 장미디어인터렉티브의 주당 본질가치는 1171원. 하지만 주가는 6만3500원(26일 종가)으로 본질가치의 53배나 돼 90개기업중 가장 높았다. 다음은 드림라인으로 본질가치는 738원이지만 주가는 52배인 3만9750원이나 된다. 이 회사는 공모가가 본질가치의 27배인 2만원으로 결정돼 최근 주가가 공모가의 2배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

이밖에 △마크로젠 48배 △버추얼텍 42배 △미디어솔루션 38배 △인디시스템 34배 △싸이버텍홀딩스 22배 △한성에코넷 20배 등으로 최첨단업종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들은 인터넷 정보통신 관련기업이어서 현재가치보다는 미래성장성이 감안돼 주가가 높은 것”이라며 “성장성이 구체적인 실적으로 현실화되지 못하면 주가는 내려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국 나스닥시장의 첨단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코스닥 기술주도 거품이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굴뚝산업은 여전히 찬밥신세〓전통주는 코스닥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기업내용과는 관계없이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6개사는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져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주가가 본질가치보다 낮은 기업도 △무림제지 -55% △코리아나화장품 -43% △유성 -32% △아시아나항공 -29% △선광 -24% 등으로 5개나 된다. 이론적으로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이들 기업의 수익규모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여서 기업입장에서는 엄청난 수모다.

이러한 원인은 크게 두가지. 주간증권사가 공모때 본질가치를 너무 부풀려 계산했거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것.

대부분의 증권전문가들은 “주가가 실적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기업내용이 부실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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