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체신비 밝힐 국내의료진 '개가'2題

  • 입력 2000년 4월 27일 23시 20분


▼기형-치매관련 유전자 규명▼

유전성 치매와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리세닐린 유전자가 세포분열에 핵심역할을 하며 기형 암 노화 등과 깊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의대 약리학과 서유헌(徐維憲)교수 정성진(鄭成珍)박사팀은 프리세닐린 유전자가 수정 직후부터 착상 직전까지 세포핵에서 세포 분열을 맡고 그 후엔 핵을 빠져나와 세포질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하며 이것이 잘못되면 각각 기형아 출산, 치매가 일어난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부문 최고 전문지 ‘파세브’에 발표된다. ‘파세브’는 ‘사이언스’‘네이처’와 함께 세계 3대 과학지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형아 예방과 노화나 치매 암 파킨슨병 등을 막을 수 있는 유전자요법을 개발할 길이 열리게 됐다. 국내 최고의 뇌의학자로 꼽히는 서교수는 치매를 예방 치료할 수 있는 신약 DH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1월 ‘뉴로케미스트리’지에 게재한 바 있다.

연구팀은 우선 프리세닐린이 세포질의 소포체와 골지체 등에만 있다는 기존 이론을 뒤집고 정자와 난자가 합쳐진 뒤부터 자궁에 착상되기 전까지는 세포핵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때 프리세닐린을 중심으로 염색사가 두 개로 갈라지면서 세포분열이 이뤄지며 ‘항센서 유전자’를 투여해 프리세닐린의 활동을 막으면 세포분열이 멈춘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세포 배양 실험을 통해 정상세포에 프리세닐린을 과도하게 발현시키거나 처음부터 돌연변이된 프리세닐린을 갖고 있는 세포는 둘 다 ‘감수분열→G1→G2→합성기’를 순환하는 세포분열 단계 중 ‘합성기’에서 분열이 멈춰진다는 사실을 밝혔다.서교수는 “두 가지 모두 프리세닐린이 세포분열에서 핵심역할을 한다는 뜻이며 이 유전자의 상태에 따라 노화 치매 암 등 여러 가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노화조절 세포 단백질 찾아▼

노화의 신비를 풀 새 단서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의대 생화학교실 박상철(朴相哲)교수팀은 27일 “세포에서 노화가 진행될 때 세포벽에 카베올린(caveolin)이라는 단백질이 증가하며 이 물질이 세포의 신호전달체계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카베올린이 암과 관련됐다는 연구는 최근 잇따라 발표됐고 노화를 일으킨다는 가설도 있으나 구체적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교수는 “세포막의 카베올린 단백질 양을 조절하면 세포의 노화현상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바이올로지컬 케미스트리’ 최신호에 발표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 섬유세포를 인공배양해 노화를 일으킨 결과 노화가 진행될수록 세포막의 카베올린이 증가하면서 세포 분열, 성장 등을 일으키는 상피성장인자와 반응 신호전달물질의 활성화를 막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쥐 실험에선 어린 쥐의 세포막에는 카베올린 단백질이 거의 없지만 늙은 쥐의 뇌와 비장, 폐 세포엔 카베올린 단백질 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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