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맑은공기 마시면 똑똑한 애 낳아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51분


머리 좋은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완전히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한 마디로 단정해서 얘기할 수 없지만 유전, 임신했을 때의 상황, 태어난 뒤의 후천적인 노력, 이 세 가지 요인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된다.

태아의 뇌는 임신 4개월∼6개월 사이에 주로 발달하는데 특히 이 시기에 사고(지성의 뇌), 감정(정서의 뇌), 운동중추가 있는 대뇌피질 부분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태아는 태반을 통해 엄마로부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는데 우리 신체 중 산소공급에 가장 민감한 부분이 바로 뇌다.

뇌가 활발하게 발육되는 이 시기에 산소와 영양분을 풍부하게 공급받게 되면 머리 좋은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스트레스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상황에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뇌 발달이 영향을 받아 저능아 지체지진아 기형아 등이 태어날 수 있다.

사람의 뇌는 2∼3분 동안만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신경세포의 손상이 나타나 의식을 잃거나 죽게 된다. 그러므로 태아에게는 무엇보다 산소와 적절한 영양분 공급이 필수적이며 임신부는 공기가 맑은 공원이나 숲 속을 산책하면서 태아에게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음이온이 풍부한 공기는 뇌 발달과 정보전달에 중요한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을 증가시킨다. 더구나 산책은 모체 내의 혈액 순환을 도와주며 스트레스를 이완시켜 맑은 정신과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준다.

서유헌 (서울대의대 교수·한국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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