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바닥권 다지기-대형우량주매수 고려해 볼만

  • 입력 2000년 5월 3일 17시 27분


증시가 바닥권을 다지는 모습이다.

현대투신 문제가 잠복해 있지만 수급은 일단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듯 하고 기술적 반등 시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낙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을 고려해볼 만 하다.

다만 외국인의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여전히 막대한 가운데 뉴욕증시의 장세가 매일 매일 국내 증시에 곧바로 전달되고 있어 증시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게 현실이다.

◆바닥을 다져가는 증시

3일 서울증시는 미국 나스닥지수의 하락과 경계성 매물의 확대로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보여 740대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740선이 강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며 반발 매수세가 형성됐다.

장 후반들어서는 금융주와 일부 대형우량주가 반등을 보여 결국 전날 종가보다 0.17포인트 오른 752.7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1070억원 넘게 나왔으나 투신권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 소화하면서 횡보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억7847만주와 2조152억원으로 전날보다 더욱 감소하는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투신 신긍호 펀드매니저는 거래량의 감소는 시장 참여자들이 매매를 자제하고 현대투신문제등 현안을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거래량이 늘면서 장세가 방향성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수 상승의 유일한 견인차는 외국인투자자

최근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며 장세를 주도하던 외국인들은 이날 115억원의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의 전체적인 거래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외국인이 이날 적극적으로 거래하지 않은 것이 증시가 보합세를 나타낸 가장 큰 요인이라며 외국인이 어떤 매매 패턴을 보일지가 향후 장세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 외국인을 움직이는 힘은 무얼까. 박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지난 2일과 4월28일 이틀간 큰 폭의 순매수를 보인 것은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관련 종목의 보유비중을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기술주의 전망이 유보되자 한국에서도 매매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또 외국인투자자들은 현대투신 문제의 경우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증시 악화의 원인이 되지만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시장의 상승세을 촉발시킬 호재는 아니라는 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한 증권 전문가는 "외국인들이 현대투신의 대주주인 현대전자가 현대투신에 자금을 지원하면 현대전자 주식을 내다 팔겠지만 현대전자가 지원하지않으면 한국내 모든 주식을 내다 팔것"이라며 현대 문제는 증시에 '잘해야 본전'인 현안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 증시의 방향성과 함께 국내에서는 투신권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되어야 외국인들의 매수세를 다시 이끌어 낼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주의 상승세는 유효할까.

3일 증시에서는 대우증권이 산업은행 인수설등에 힘입어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증권주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고 은행주도 올랐다. 이는 증권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데다 인수·합병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등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낙폭 과대로 저가의 이점이 부각되면서 증권, 제지등 장기 소외 업종을 중심으로 일고있는 순환매 양상은 기술적 반등의 의미가 커 상승세가 지속될 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대형주 중심의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

이에따라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중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 종목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화증권 윤형호 리서치팀장은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전기등 실적이 우수한 중대형주의 저점 매수시점을 찾을때라고 밝혔다. 다만 증시의 변동성이 크고 기어가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 보유보다는 단타 매매가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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