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중순 혈혈단신 황해남도 연안을 출발, 2시간 반 동안 서해와 한강을 헤엄쳐 강화도로 귀순한 양강도 ‘60 저격부대’ 소속의 저격수 동일섭씨(25)가 주인공이다. 이제까지 전철우 김혜영씨 등이 MC로는 활동했지만, 탈북민이 오락프로그램의 장기 시리즈에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보쳉과 브루노의 한국대장정’ 등 외국인의 한국 체험기를 방송해 온 제작진은 올해 초 국가정보원에 의뢰, 탈북민 중 독신의 20대 남성인 동씨를 소개받았다.
‘북한청년…’은 한 달 여 전 국가정보원의 ‘귀화 교육’을 마친 동씨가 서울의 한 아파트를 얻어 본격적인 귀화를 시작하는 장면부터 보여준다. 아파트에 들어선 동씨. 하지만 아무런 집기가 없어 곧장 슈퍼마켓과 중고 유통물센터로 물건을 사러 간다. “눈에 풍년이 들었습네다.” 처음보는 물건이 많아 눈이 휘둥그레진 동씨의 일성이다. 이것저것 사려는 순간, ‘선배 탈북민’인 황보영씨가 나타나 가계부를 건넨다. “나도 당신처럼 막 쓰다가 한 달만에 정착금을 다 날렸어.”
제작진은 동씨가 직업을 얻어 완전 정착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곧장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의 협조를 얻어 직업 적성검사를 받게 한다. 몇 가지 추천 항목 중 동씨는 “술 섞는 거 재미있갔습네다”라며 바텐더에 도전. 연출을 맡은 이용우PD는 “다음달 개최될 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남북 해빙무드를 오락 프로그램으로 이어갔으면 한다”며 “탈북민에 대한 의도하지 않은 희화화는 철저히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