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제품 아이디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인 아이비전을 설립한 신봉기(辛奉起·34)사장은 최근 1년간의 체험을 이렇게 말했다. 신사장이 아이디어제공 산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1월 앞뒤가 구분없는 넥타이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뒤부터. 자본과 생산설비 없이 순전히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에게 가장 절실했던 것은 자신의 생각을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개발해줄 제조업체였다.
당시만해도 대기업 자동차회사 영업사원 출신인 신사장의 생각을 선뜻 받아주는 업체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3개월 이상 허송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외국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나오면서 국내 제조업체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이디어맨’으로 부상한 뒤에는 더 이상 자본과 설비 등 생산요소를 찾지 못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었다.
다음 단계의 문제는 개발 노하우의 부족. 지난해 7월 자동차 배터리방전 방지 장치 개발에 들어간 신사장은 ‘초년생’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신사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빠른 시간 안에 제품을 내놓으려는 욕심은 앞섰으나 치밀한 준비가 없어 시간과 비용이 예상 밖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두 차례에 걸쳐 시제품을 만든 신사장은 어느덧 협력업체의 생산공정까지 관리하는 신제품개발 기획가로 변해 있다.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연계하는 경험을 1년 이상 쌓은 그는 이제 새로운 형태의 MP3 플레이어와 팩스-전화 자동 감식 장치 등 3개의 아이템을 동시에 추진할 정도로 ‘발전’했다.
인천 정석항공공고 출신인 신사장은 컴퓨터프로그래밍 항공기정비 자동차정비 등 4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는 “아이디어 개발분야에서는 생각의 속도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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