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추적’은 고발프로다. 그러나 ‘고발’은 말에 그쳤다. 취재를 통한 팩트가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액에 제의를 받았다”는 한 ‘연예인’의 코멘트와 중간 브로커의 일반론 언급이 사실상 팩트의 전부였다. 그나마 그 ‘연예인’도 에로비디오 배우로 밝혀졌다. 결국 ‘연예인 매춘이 있다’는 항간의 이야기를 포장했을 뿐 실제로 돈을 받고 몸을 판 연예인이란 ‘물증’은 한명도 등장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뉴스추적’을 단순화하면 ‘좌우지간 연예인 매춘이 있다’는 일반론이었다.
방송사의 한 인사는 “실체에는 접근하지도 못하면서 ‘고발’한다고 큰소리친 것은 결국 시청률을 의식한 선정적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연예인노조는 이 보도에 반발하고 있다. 만약 연예인매춘의 실체를 적확하게 고발했다면 반발하기보다 자정의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조의 반발 요인은 이 프로그램의 원초적 허점이 스스로 제공한 셈이다.
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프로의 제작책임자 파면과 SBS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노조원의 SBS출연거부를 주도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그 이유로 이 프로그램이 연예인의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떤 대목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를 밝히지 않았다. 노조측은 “전반적으로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 노조원은 “일부 썩은 사과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폭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뉴스추적’의 일반론과 연예인 노조의 ‘전반적으로 그렇다’는 평가. 구체적 사실을 뒷받침하지 못하거나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우리는 주장의 시대를 넘어 팩트의 시대에 산 지 오래됐다.
허엽<문화부>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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