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첫선을 보인 ‘낭만에 대하여’는 국내 가요사에서 ‘낭만의 시대’로 통하는 70년대 포크 가수들을 ‘부활’시키면서, 당시 청바지 세대의 문화적 향수를 달랬다.
이날 출연 가수들 중에는 10년 넘게 방송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이들이 많았다. 송창식이 ‘상아의 노래’ ‘우리는’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고, 김세환 장은하 강은철이 통기타를 치며 ‘추억의 골든 팝스’무대를 꾸몄다. 국내 첫 캠퍼스 스타로 불리는 서유석도 ‘사모하는 마음’ 등을 불렀다.
‘낭만에 대하여’는 일단 중장년층의 관심을 일으키는데 성공한 듯했다. 이 프로를 본 김태중씨(사업·42)는 “수 년간 청소년 중심의 가요 프로 때문에 우리 세대는 ‘노래 문화’를 잃어버렸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 프로를 통해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요콘서트’는 98년 1월 시작한 프로로 주로 중장년층이 노래를 통해 즐기는 신명을 내세워 왔다. 5일 방영한 내용은 ‘트로트의 신명’이 주제. 김상배 배일호 태진아 등이 빠른 트로트를 불렀고, 노사연 이무송 부부가 나와서 ‘사는게 무엇인지’를 불러 젊은 댄스 가수 못지 않은 흥겨움을 전해줬다. 김상배 등은 임시로 ‘신 봉봉사중창단’을 결성해 ‘육군 김일병’ 등으로 오락적인 재미를 배가했다.
‘낭만에 대하여’와 ‘가요 콘서트’는 5일밤 시청률이 4%(AC닐슨 조사)도 되지 않았다. 이런 저조한 시청률은 프로의 존속에 위협받을 만한 수치. 그런 만큼 이들 프로가 중장년층의 ‘낭만’과 ‘신명’을 일깨우고 있다며 존재의 이유를 주장하려면, 히트곡의 단순한 복고보다는 중년층 노래 문화의 새로운 틀을 자주 시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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