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국내외 물량부담으로 인한 헐값 매각 우려로 인해 해외DR 발행분을 다소 줄여 일본측에 일부를 전략적 매각하거나 포철의 국내 자사주 매입과 함께 우호적 제3자에 대한 매각방법도 거론되고 있어 구조조정과 포철 경영권 선택 차원에서 매각방식이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국내외 매각이 상반기 중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지난 98년 7월 민영화방안에 따라 포항제철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30%)가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산은이 보유한 포항제철의 지분 9.84%를 국내외에서 상반기 중 매각함으로써 포철민영화를 완료한다는 게 원칙”이라면서 “그러나 시장상황과 해외DR 발행 절차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각순서는 해외 DR 발행을 우선 추진하고 나서 상황을 감안해 국내 매각을 추진하게 되는 단계적인 순서를 밟아 나갈 것”이라면서 “해외 DR 발행에 대해서는 한국중공업이나 한국전력, 담배인삼공사 등 다른 민영화 일정, 시장의 물량 소화나 매각가 수준을 고려해 시기를 부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민영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획예산처의 관계자도 “상반기 중 해외 DR 발행을 통해 산은 보유 포철지분 6%를 매각하고 국내 매각도 추진한다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부적으로 포철민영화를 상반기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힌 것은 한국중공업이나 한국전력, 담배인삼공사 등의 민영화가 대부분 국내 증시 사정이 좋지 않아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항제철의 경우는 세계적인 철강업체로 대내외 소화가능성이 높고 아울러 민영화 약속 준수라는 명분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매각방법과 관련해 포항제철의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포철측에서 일부 검토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시장상황이나 포철의 자사주 매입비율(현재 10%)이 높아 산은과 정부 부처간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한도(30%) 폐지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해외 DR 발행이나 국내 매각이 이뤄지고 나면 외국인 투자한도를 폐지하겠다고 지난 98년 7월 민영화방안 발표시 약속한 만큼 그런 순서를 밟게 될 것”이라면서도 “시장상황과 소화 여부를 감안해야 하는 다소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전문가들은 ▲ 포철 지분 6%는 미국에서 4% 가량을 DR로 발행하고 약 2% 가량은 프레미엄을 더 주겠다는 일본에서 비상장주식 형태로 매각할 가능성이 있으며 ▲ 국내 매각은 3.84%가 시장에 나올 때 현재 증시의 물량부담감을 증폭시킬 우려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게 포항제철이 매입하거나 우호적인 제3자에 넘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구조조정 약속 준수라는 대내외적 명분을 얻고 포항제철은 자사주 매입이나 전략적 우호지분 형성 등을 통해 경영권을 선택할 수 있는 실리를 챙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말까지는 3%의 동일인 소유한도가 유지되는 만큼 가격이 맞는다면 자사주 편입비율이 높다는 비판을 우호적 제3자로 넘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포항제철이 지난 신세기통신을 SK텔레콤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SK텔레콤의 2.5% 가량의 일부 지분을 갖게 됐다”면서 “동일인 소유한도 규정을 넘지 않는 선에서 일부 지분을 우호적으로 넘겨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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