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를 포함한 대부분의 경기단체가 자체 수익사업으로 예산을 충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이 때문에 역대 축구협회장의 경우 대부분 재벌 그룹에서 맡는 것이 관례화됐고 협회장이 협회 예산을 책임져왔다.
축구협회의 지난해 예산은 129억4000만원. 이 많은 예산을 충당하기 위한 수입부문을 보면 외국팀 초청경기 수익금이 31억원으로 가장 많고 코리아컵대회를 통해 벌어들인 액수가 28억원이다. 나이키, 서울은행 등의 협찬사로부터 받은 기타 찬조금은 27억8000만원이다.
이에 비해 국고보조금과 국민체육진흥기금은 각각 6억2000만원과 2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부족분이 회장 몫인 셈. 93년부터 축구협회장을 맡은 정몽준회장은 지난해에만 24억4000만원을 찬조금으로 출연하는 등 회장 취임 이래 공식 예산으로 지원한 출연금 액수만 187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회장이 비공식적으로 부담하는 액수는 그 이상이다.
지난해의 경우 정회장은 공식 출연금보다 훨씬 많은 30여억원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울산학원 산하 각 축구팀 지원 및 국가대표팀과 아마추어팀 지원에 사용하는 등 공식 비공식 지출을 합쳐 연간 50억원 이상을 지원금으로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만약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될 것이 있다면 예산 부족분을 회장 출연금으로 운용하다 보니 각 산하단체 지원금 등 사업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부가세 납부 등 세금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지출했을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호·양종구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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