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다저스의 희망" 대대적 보도

  • 입력 2000년 5월 16일 15시 28분


“박찬호 너만 믿는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27)가 14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서 호투하며 4승을 올린 뒤 감독과 동료선수들의 이심전심의 표현은 이렇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5일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경기중 가장 좋은 투구’로 다저스팀이 매우 고무돼 있다”고 보도했다.

박는 8이닝동안 자신의 메이저리그 최고기록인 1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안타3개에 1실점만을 기록, 카디널스를 3대1로 물리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박은 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전에서 불과 3⅓이닝동안 9안타 8실점을 기록하는 최악의 피칭을 하는 등 앞서 2게임에서 부진했다.

구단측은 박이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할 경우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 존슨 감독은 경기후 “찬호의 구질이 전반적으로 변했다”며 “그것은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아주 훌륭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존슨 감독은 “찬호가 카디널스 경기에서 뭔가 특별한 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아주 흡족해했다.

동료들의 반응도 감독과 마찬가지였다고 LA 타임스는 전했다.

선발투수 대런 드라이포트는 “오늘 게임은 찬호에게도 큰 힘이 됐지만 팀에도큰 활력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3승으로 박과 같은 승수를 기록한 대런 드라이포트는 “찬호가 8이닝을 완벽하게 던진 덕분에 우리가 이겼다”며 “찬호의 자신감 넘친 피칭으로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았다. 누구도 찬호보다 더 잘할 순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는 “가장 좋은 투구내용이었다”며 “맥과이어 등 타자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탈삼진이 12개나 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LA 타임스는 박이 카디널스 타자들을 급커브와 체인지업, 초고속 직구를 절묘하게 배합함으로써 승리를 낚았다고 분석했다.

존슨 감독은 찬호의 커브볼이 좋았기 때문에 빠른 볼의 효과가 배가됐다며 찬호는 타자들이 150마일의 속구를 예상하고 있을 때 커브를 던지거나 연속 커브를 던진뒤 한복판에 빠른 직구를 던지는 ‘두뇌피칭’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박찬호로부터 세번이나 삼진을 당한 카디널스의 외야수 레이 랭크포드는 “찬호공을 볼 수 없었다”며 “빠른 커브와 직구로 속수무책이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10년 경력으로 박의 전담포수인 채츠 크푸터는 “찬호가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지만 큰 일(big thing)을 낼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LA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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