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집을 전세계적으로 무려 2000만장(미국 1200만장, 한국 12만장 등) 이상 팔아치운 스피어스의 가장 큰 매력은 소녀와 숙녀의 경계를 오가며 발산하는 양면적 여성미.
이웃집 셋째 딸처럼 재잘대다가도 할리우드 요부형 스타에 가까운 글래머러스한 몸매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1집의 메가 히트곡 ‘Baby One More Time’(자기야 한번만 더)의 야릇하고 끈적한 멜로디에 얹어져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시골 출신의 이 아가씨를 일약 1999년도 최고의 팝 아이콘으로 만들어놨다. 미국에서는 인형 등 스피어스의 캐릭터 상품까지 불티나게 팔렸을 정도다.
2집 출시 전에 먼저 싱글로 낸 동명 타이틀곡 ‘Oops!…’가 같은 소속사(미국 자이브 레코드) 그룹 ‘엔 싱크’의 ‘Bye Bye Bye’가 종전에 세운 1주일 최고 방송횟수(155회) 기록을 깨면서 ‘대박’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1집이 상업적으로 거의 완벽하게 검증된 탓인지, 소속사는 2집의 음악적 코드는 1집과 거의 차이를 두지 않았다.
‘Oops!…’는 스피어스 특유의 신음에 가까운 ‘꺾기’와 ‘Baby(e)’가 자주 들어가는 가사까지 ‘Baby…’와 흡사하다. 전설적인 록그룹 ‘롤링 스톤스’의 명곡 ‘I Can’t Get No Satisfaction’(만족할 수 없어)의 동명 리메이크곡도 원곡을 모르는 이는 원래 느낌을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소프트화됐다. 반대로 의상이나 스타일은 보다 과감해졌다. 스피어스는 ‘Oops!…’의 뮤직비디오에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착 달라붙는 빨간 색 의상을 입고 나와 팝계는 “브리트니가 몸으로 승부하려 한다”고 수군대기도 한다.
소속사가 스피어스의 팬시 상품적 가치만 노리고 음악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다가 2집 제목대로 “아뿔싸!”하지 말란 법도 없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