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 선 지 7년째다. 출근 때마다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단정한 모습으로 학생들 앞에 서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양복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색감 좋은 생활한복 두벌을 샀다. 요즘 생활한복으로 교복을 대신하는 학교도 생겨나 보기 좋았는데 이참에 나도 우리 옷을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튿날 한복을 입고 출근했더니 만나는 학생들과 교사들이 “선생님 멋있어요, 너무 보기 좋아요”라고 칭찬해주어 기분이 좋았다. 문제는 직원회의 시간에 일어났다. 학교장이 복장 문제를 거론한 데 이어 교감에게 불려가는 등 괴로운 하루였다. 학교장은 공무원 복장에 한복은 없다며 내일부터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오라고 했다. 열린 교육, 21세기 교육을 부르짖는 학교 현장에서 우리나라 옷을 입는데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