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4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18년 한국프로야구가 낳은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던 그의 돌풍이 한 시즌 만에 사그라들 위기에 빠졌다.
두산과의 대구경기를 치른 16일 현재 그의 홈런은 7개. 팀의 간판타자로는 손색이 없는 홈런 수이지만 이승엽이란 이름 석자에는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다.
이날 또다시 홈런 1개를 보탠 선두 퀸란(15개·현대)과는 무려 8개차. 팀동료 스미스와 지난해 용병 홈런왕 로마이어(한화)도 각각 12호와 11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윌리엄스(12개·현대)와 98홈런왕 우즈(11개·두산)까지 치면 그야말로 '오면초가'인 셈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5월에만 15홈런을 몰아쳐 월간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운 '5월의 사나이'. 올해와 같은 34경기를 치른 지난해 이맘때는 16홈런으로 당당 홈런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올해는 11일 롯데와의 사직 연속경기 2차전에서 홈런을 친 것이 유일한 5월 홈런. 그나마 4월25일 6호 홈런을 터뜨린 지 13경기만의 일이었다. 이승엽의 홈런왕 2연패가 힘든 또다른 이유는 9월15일부터 열리는 2000시드니올림픽에 드림팀 멤버로 출전해야 하기 때문.
시즌초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삼성은 이승엽의 녹슨 홈런포와 함께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며 이날 두산전에서도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2-4로 패배,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시즌중 롯데에서 트레이드된 두산 선발 박보현은 6회까지 홈런 포함해 9안타를 맞았지만 2실점으로 틀어막아 롯데에서의 4연패후 2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구원선두 진필중(14세이브포인트)은 9회 탈삼진 2개 포함해 퍼펙트로 2점차 승리를 지켜내며 9연속 구원에 성공했다. 수원에선 현대가 2년생 박장희와 마무리 위재영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로 롯데에 3-0으로 완봉승. 잠실경기는 LG가 6회 최익성의 역전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SK 특급신인 이승호를 무너뜨리며 5-2로 역전승. 광주경기는 해태가 '젊은 피' 홍세완 양현석의 홈런포에 힘입어 *-*으로 대승을 거두며 9연패에서 벗어났다.
<장환수·주성원기자·대구〓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