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원화절상추세 는 여전히 유효

  • 입력 2000년 5월 17일 14시 11분


최근 역외매수세가 크게 유입되고 달러/엔 강세기조가 유지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소폭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원화절상추세가 끝나고 절하로 반전되기 시작한 것이라고도 한다.

▲환율상승 요인 부상

국내적으로는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급격히 축소되고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제2의 IMF와 같은 상황이 초래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형성됐다. 외부적으로는 엔화강세가 중단된 상태에서 동남아국가 통화가 약세를 보이며 원화의 동조약세를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역외매수세는 4월하순부터 지난 12일까지 무려 30억달러정도 유입(한국은행 추정)되면서 외국인이 對韓투자자금을 헤지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무성하다. 외환당국도 원화추가절상에 부담을 느끼며 달러매수개입을 강력히 단행하고 있다.

▲수급은 여전히 공급우위

그러나 무역수지 흑자가 정상수준을 회복하기 시작했고 우량종목에 국한되고 있지만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직접투자자금(FDI)이 꾸준히 유입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펀더멘탈이 악화되지 않는한 원화절상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역외매수세가 지속출현하고 달러/엔 상승세가 가세될 경우 단기적으로 반등폭이 확대될수 있겠지만 98년초부터 시작된 원화절상추세가 꺾이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올 1∼4월까지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7억7천만달러에 불과해 원화절상기조를 흔들었지만 5월부터 흑자규모가 10억달러대를 회복하면 연간목표(120억달러)에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 산업자원부는 "5월 무역흑자가 15억달러정도 흑자를 내면서 분기점을 만들 것"이라면서 "6∼7월에 흑자기조가 유지된다면 연간 100억달러선의 안정적인 흑자기조가 정착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통화약세는 자국에 국한된 요인

동남아시아 몇몇 국가의 통화약세는 97년과 달리 더이상 원화환율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인도네시아, 태국통화 약세는 주식시장 하락과 함께 예견됐던 것이며 더이상 세계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되지 못한다.

FTSE는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을 World Index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으며, MSCI도 Asia Index에서 태국의 비중을 축소했다.반면 대만과 말레이지아 투자비중을 크게 확대했다.

외국증권사들은 대만, 한국, 중국, 인도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현재 외국인투자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가 여의치 않겠지만 블루칩을 중심으로 목표가가 크게 상향조정되면서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을 계속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이 환율과 금리를 좌우

최근 국제금융동향을 보면 주식시장이 환율과 금리수준을 좌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이 비관적으로 바뀌지 않는한 외국인의 투자패턴이 변하지 않고 환율도 안정적이 방향을 유지할수 있다.

크레디리요네 증권은 주식시장 전망이 악화되는 경우 주가하락→통화절하→금리상승→주가하락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며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한국의 경우 적절한 통화정책을 사용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차단된다면 경제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감이 일어날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20∼30원의 환율상승세도 야기되겠지만 중장기적인 원화절상추세에 대해 의심하는 세력은 아직 드물다.

외국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연말 1,000원까지 봤던 당초 전망을 1,050원이상으로 크게 수정했지만 원화절상추세가 종료되는 어떠한 조짐도 없다"면서 "현재 외국인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高성장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인데 이것만 잘 조정된다면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 시각은 긍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펀더멘탈이 양호한 이상 원화절상폭이 제한되더라도 절하반전은 아니라는 얘기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