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삼성전자 외국인 손타고 '훨훨'…3월부터 강보합세

  • 입력 2000년 5월 17일 20시 03분


‘요즘 국내증시는 거래소시장,코스닥시장, 삼성전자매매 등 세 시장으로 나뉜 것 같다.’

최근 냉랭한 증시 분위기속에서도 삼성전자가 눈부신 상승세를 타면서 나오는 얘기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합주가지수의 완연한 내림세와 달리 강보합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3월초 반도체주 상승장때부터.

▼'저평가 실적주' 인식 확산 장세 관계없이 고공비행▼

삼성전자는 올들어 줄곧 덩치를 불려왔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월4일 14.2%에서 5월16일 현재 20.74%로 증가했다.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종목들과 ‘따로 노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 및 종합주가지수 등락률간의 상관계수(등락 방향 및 정도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가 1월 0.75에서 4월 0.86으로 커졌으나 5월들어 0.73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 등락과 지수 등락이 일치한 날은 4월엔 전체거래일 18일중 16일이나 됐으나 5월들어서는 전체거래일수 9일중 6일에 그쳤다.

이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편식때문. 외국인의 거래소 종목 전체에 대한 매매금액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월 15∼30%에서 5월초 30∼50%로 커졌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보유비중은 연초 47.3%에서 55.34%로 높아졌다. 이러니 삼성전자 주가를 외국인이 주무르게 된 것은 당연지사. 외국인 순매수 및 순매도와 삼성전자 주가 등락간의 상관계수는 1월 0.60에서 5월 0.93으로 커졌다.

▼"내재가치 90만~120만원" 외국인들 사재기 경쟁▼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편애하는 것은 △유례없는 반도체 호경기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메모리칩 분야 세계 1위업체로서 △D램, 무선단말기 등 4개부문으로 사업이 적절히 다각화돼 있는데다 △미국 동종업종 기업들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등 장점을 두루 갖췄기 때문. 외국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적정내재가치를 90만∼120만원으로 추정하고 주가가 2년 안에 70만∼9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내재가치가 시장가격으로 그대로 반영돼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장기보유 대상으로 매력적이며 안정된 주가흐름을 보여주고 있어 단타매매를 하기에도 좋은 종목으로 꼽힌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투자자들로서는 6개월이상 장기보유하는 것이 좋지만 굳이 단기시세차익을 노릴 경우 외국인의 움직임을 주시해 매매타이밍을 잡을 필요가 있다. 최근 외국인 단타세력은 날을 잡아 1000억원 이상 대거 사들인 뒤 3∼4일 뒤 주가상승세를 감안해 수백억원씩 분할매도로 이익을 실현하는 식의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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