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Health]'사이버 섹스 중독자' 美에 20만명

  • 입력 2000년 5월 18일 22시 36분


섹스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성인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이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세계 모든 이용자들이 방문하는 인터넷 사이트 중 3분의 1이 성과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사이버섹스와의 접촉은 비교적 해가 없는 오락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누구나 쉽게 싼 가격에 익명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섹스 중독이라는 새로운 심리장애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다. 사이버섹스 중독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번져가고 있으며, 중독된 사람들의 삶에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일 음란사이트 접속▼

학술지 '성적인 중독과 강박'은 최근호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학술지에 글을 기고한 학자들은 성적인 자극을 얻기 위해 컴퓨터 앞에서 매주 수십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때까지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을 거부한다고 보고했다.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매스터스&존슨 연구소의 마크 슈왈츠 박사는 "인터넷 섹스는 헤로인과 같다"면서 "그것은 사람들을 사로잡아 그들의 인생을 점령해버리며, 중독된 사람들은 사이버섹스를 포기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점점 강한 자극 추구▼

인터넷 섹스에 가장 심하게 중독된 사람들은 매일 여러 시간씩 인터넷을 통해 포르노 영상을 보며 자위행위를 하거나, 대화방에서 다른 인터넷 이용자와 온라인 섹스를 즐긴다. 인터넷을 통해 만난 섹스 파트너와 실제로 만나 관계를 맺는 사람들도 가끔 등장한다.

이는 약물 중독자들이 점점 약물의 복용량을 늘려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이버섹스 중독자들도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섹스에 대해 가장 대규모로 가장 상세한 조사를 실시한 스탠퍼드 대학의 앨 쿠퍼 박사는 인터넷 섹스를 마약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성적인 내용의 사이트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돌아다니고 있음을 인정한 9265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컴퓨터를 통해 실시한 그의 연구는 조사대상 중 적어도 1%가 온라인 섹스에 이미 심각하게 중독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수치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해본다면, 지난 몇 년간 사이버섹스에 중독된 미국인이 적어도 20만 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쿠퍼 박사는 자신이 성적인 강박증세를 보이고 있음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으므로 실제로는 연구결과보다 더 많은 사이버섹스 중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폭발적 증가 추세▼

쿠퍼 박사는 '성적인 중독과 강박'에 기고한 논문에서 사이버섹스 중독이 "숨겨진 공중보건 문제로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사이버섹스 중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사인 제니퍼 슈나이더 박사는 사이버섹스 중독자들과 그들의 파트너들이 치료를 받으러 전문가를 찾아온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진짜 문제를 숨기는 경우가 많으며 그들과 상담을 하는 전문가들 역시 진짜 문제를 밝혀낼 수 있는 질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이버섹스 중독이 발견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쿠퍼 박사는 특히 '평생동안 성을 억압당하거나 성적인 제한을 겪었던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무한한 성적인 기회를 발견했을 때 인터넷 섹스에 중독될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한 심리학자인 데이나 퍼트냄 박사는 이밖에 사람들이 사이버섹스에 중독되기 쉬운 요인으로 우울증을 비롯한 정서적 고통, 연애관계나 부부관계의 문제, 성적인 욕구불만 등을 꼽았다. 그러나 슈나이더 박사가 94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통해 성적인 만족을 충분히 얻고 있는 사람들조차 사이버섹스에 중독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부생활등 가정파탄▼

퍼트냄 박사는 또한 일부 사이버섹스 중독자들이 컴퓨터를 켜기도 전에 성적으로 흥분하는 조건반사를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만약 직장에서 컴퓨터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이 이런 증세를 보인다면 직장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고통을 당하는 것은 중독자들 뿐만이 아니다. 슈나이더 박사의 연구에서 사이버섹스 중독자들의 파트너들은 자신들이 파트너로부터 버림받고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아이들 역시 부모가 보다가 남겨둔 포르노 사진이나 부모가 컴퓨터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광경을 발견할 수 있다. 사이버섹스로 인해 부부관계가 악화되거나 결혼생활이 깨지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고통이 된다.

퍼트냄 박사는 "사람들은 일단 사이버섹스에 중독이 되고 나면 평소에는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을 하느라 위험을 무릅쓰곤 한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health/051600hth-behavior-cybers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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