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의 WTO가입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중국이 유럽연합(EU)과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위한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연내 WTO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번에 타결된 중국과 EU간의 협상은 작년 11월 미중(美中)협상타결에 이어 중국의 WTO가입에 가장 큰 고비로 여겨져 왔다. 중국은 앞으로 멕시코 등 여타 5개 회원국과 또다른 양자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하나 별다른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제개발과 개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외자(外資) 유치가 긴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제경제체제로의 편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WTO가입은 절실한 과제였다. 결국 이번 EU와의 협상타결은 주룽지(朱鎔基)총리를 비롯한 중국내의 개혁세력에 큰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WTO에 가입하면 경제성장과 무역수지면에서 엄청난 이득을 볼 것이라는 중국 내 개혁세력의 입지가 확고해지는 셈이다.

또 EU와의 협상타결은 중국에 항구적인 특혜관세 제도를 부여하자는 미국의 대중(對中)무역관계법안(PNTR)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클린턴 행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 법안은 이번주 하원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의 WTO 가입은 중국 스스로의 이익뿐만 아니라 WTO체제의 성공적인 정착과 세계자유무역질서 확립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세계무역규모 11위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의 경제제도가 계속 불투명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면 국제경제체제 또한 ‘불안한 한 부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만 중국의 WTO가입으로 개도국의 입장이 강화되고 그것이 미국과 EU 중심의 역학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긍정적인 측면만 잘 활용하면 된다.

중국의 WTO가입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 또한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을 것이다. 중국이 관세 인하와 투자개방 정책 등으로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킨다면 국내시장이나 제3국시장에서 우리와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같은 정책은 우리업계의 중국진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정부측 통계로는 중국이 WTO가입 이후 관세만 인하해도 우리에게는 연간 10억∼20억달러의 무역수지개선효과가 있다고 한다.

중국에 가장 인접해 있는 우리로서는 그들의 시장개방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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