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은 22일 증권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금융기관 합병이나 전략적 제휴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며 “특히 한빛 조흥 외환은행의 경우 지주회사 제도를 적극 활용해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금융기관 통폐합 배경]정부 "관망땐 경제불안"합병매파 나서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은행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일부 시중은행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은 ‘올해안에 눈에 띄는 금융기관 통폐합은 없을 것’이라는 기존의 공식입장을 수정한 것. 은행들이 자율적 짝짓기에 나서지 않으면 정부 주도의 합병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을 천명해 압박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장관은 “이들 3개은행은 6월말까지 부실채권 현황과 대손충당금 적립액 등 경영전반에 관한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토록 할 방침”이라며 “공적자금이 필요하면 후순위채 매입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관은 이어 “현재 4%로 묶여있는 은행지분 소유한도를 완화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정책의 초점을 은행합병을 촉진하는 쪽에 맞추고 있음을 강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려면 합병 등을 통해 부실 금융기관을 조속히 정리하고 은행의 대형화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다만 어느 은행을 어떤 조합으로 묶을지 구체적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당초 8월로 늦췄던 금융지주회사법 도입시기를 다음달 개원 임시국회로 앞당겨 하반기중에는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통폐합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빛 조흥 외환은행 외에 산업 기업 수출입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합병을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