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지리한 조정장세-기술적 반등때 현금 보유 확대

  • 입력 2000년 5월 23일 17시 27분


조정 장세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거래소에서는 대형 핵심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큰 폭으로 빠졌다. 코스닥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적 반등 시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저가 매수를 하기보다는 올랐을 때 팔아 현금 보유를 늘리고 시장 추이를 관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이다.

◆핵심 우량주가 종합주가지수의 방향성 결정

주가가 연 이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는 23일 전날보다 11.85포인트 떨어진 679.76에 마감됐다. 이틀동안 50포인트가 빠지며 680선도 붕괴됐다.

해외증권사의 분석자료도 이전에는 주가가 떨어질 경우 적극 매수를 권했는데 최근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시장 참여를 자제하라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이날 시장에서는 선물지수의 시장 베이시스가 '+'로 되면서(선물지수가 현물지수보다 고평가) 프로그램 순매수 물량이 2600억원이나 나왔다. 그런데 프로그램 매수세가 일자 외국인과 기관들이 대거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주저 앉았다.

외국인들은 772억원 규모를 순매도했고 기관들은 771억원을 순매수했는데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가 2600억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기관들도 내다팔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시장에 악재는 대부분 나와있는 상태여서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는 상황. 금융당국이 증시를 일으켜 세우려 강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조는 마치 급류에 떠있는 뗏목처럼 침체의 늪으로 흘러가고 있다.

SK증권 강현철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증시 모습을 '한여름처럼 지리한 장세' 에 접어들었다고 표현했다.

거래소 시장에서 최근의 낙폭장에서 그나마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SK텔레콤등 대형 우량주들. 외국인들이 주변주를 정리하면서도 핵심주는 물량을 크게 줄이지않고 있어 그나마 지수의 추락을 억제하는 방벽이 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주가의 추가 하락 여부는 대형주들에 달려있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 핵심 대형주마저 힘을 잃으면 종합주가지수는 600선까지 급락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 밑으로 내려오느냐 여부가 주가 추이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도 조정장은 지속돼 지수가 전날보다 4.08포인트 떨어진 118.33을 기록했다. 8일 연속 하락세로 60포인트나 빠져 이제 100포인트 근방까지 내려섰다.

지난해 상반기에 70포인트대에서 시작해 연말에는 280포인트대까지 상승했었는데 다시 절반이후로 떨어진 것이다. 코스닥 약세의 원인은 수급 상황이 꼬여있고 발행시장을 통한 물량 압박도 크다는 것. 무엇보다 기관투자자들이 웬만하면 참여를 하려고 하지않아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지리한 조정 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기술적으로 반등 영역권에 들어와 있어 단기 반등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주는 저가 메리트

23일 은행주는 9개종목이나 상한가를 기록하는등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증권주 시세판도 대부분의 종목이 빨간색을 기록했다.

은행 합병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그동안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가 부각돼 개인들이 집중적으로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오히려 국민, 신한등 은행주를 대거 내다팔았다.

금융주가 종합주가지수에 선행한다는 점에서 24일 증시에서는 전체적으로 저가 매수세가 연출될 수도 있겠지만 금융 구조조정이 설만 나올뿐 아직 가시적인 모습을 보이지않아 단타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기술적 반등때의 투자전략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이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기술적 반등은 올 것이라는게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현대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20일 이동평균선과의 이격도가 70수준으로 떨어졌고 98년9월 바닥을 보인후 지난1월4일 1000포인트 초반까지 올랐을 때까지의 상승폭에서 절반정도가 하락해 50% 조정도 나타나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적 반등 시점에서의 투자전략이다.

기술적 반등이 상승세로의 추세 전환으로 이어진다면 현시점에서 저가 매수에 나설수도 있으나 지리한 조정장세가 불가피하다면 반등때 손실 규모를 조금이라도 줄이면서 주식을 파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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