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3대 대중주 초강세…향후 주가는

  • 입력 2000년 5월 24일 16시 58분


은행과 증권, 건설 등 3대 대중주가 종합주가지수의 이어지는 하락속에 초강세를 보여 앞으로 시장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24일 주식시장에서는 은행과 증권, 건설주들은 상한가가 속출하고 매수잔량이 대량으로 쌓이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장 초반 매물이 쏟아지면서 한 때 35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대중주에 불이 붙으면서 10포인트 가까이 오르는 쪽으로 뒤집히기도 하는 등 시장은 심한 요동을 쳤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 전망을 놓고 금융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단기의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주장과 바닥 확인이라는 의견이 함께 나오고 있다.

▲대중주 폭등 = 은행업종지수는 이날 13% 상승하는 등 이틀 연속 오름세로 18.4% 올랐다.

조흥과 한빛, 외환은행을 비롯해 부산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이 이틀연속 상한가를 쳤으며 국민과 주택 등 우량은행주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대부분의 주식이 올랐다.

증권주의 경우 우선주를 포함해 40개 종목중 신영증권 우선주 13.58%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는 39개 종목 모두 상한가를 기록해 사실상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셈이다.

증권업종 지수는 이틀간 21.5% 오르는 폭발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도 초강세 대열에 합류하면서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 동아건설 등 22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현대건설도 13.82% 올라 상한가에 육박했다.

건설업종지수도 이날 12.4% 상승한 것을 포함해 이틀간 14.7% 올랐다.

대중주들의 폭발적인 장세로 최근 2억주를 넘나들던 거래량은 3억주에 근접했고 거래대금도 5일만에 처음으로 2조를 넘어 2조40000억원을 기록했다.

▲ `바닥권이다' =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자연스런 상승이라는 주장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소외됐던 대중주들이 오른 것은 현 상황에서 주도주의 부실을 역으로 입증하고 있다"며 "은행주에 거래가 불붙으면 바닥을 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많으면 지수는 올라가게 되고 일반인들이 대중주들이 더 이상 떨어질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한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정부가 경제위기론을 잠재우기 위해 채권시가평가제 부분적용, 뮤추얼펀드 만기연장 검토, 한투.대투 공적자금 조기투입, 정부 소유 은행 합병, 개인의 은행소유 제한 완화 검토 등 시장불안의 진원지였던 금융쪽 여건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현 상황에서 은행 등 대중주를 사놓아도 사실상 더 추락할 것이 없다고 보는 큰 손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 반등 = 3대 대중주의 폭발적인 상승은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주도주들이 하락한 데다 미국시장의 불안감 및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고 거래량도 미미해 대세 상승을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국제영업팀 이한길 과장은 "주가가 하루동안 45포인트나 오가는 등 낙폭과대로 인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며 "대중주의 강세는 하루 이틀 이어질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주변 여건상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시장을 주도해온 기관과 외국인들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개인들이 우선 은행과 증권, 금융 등 대중주에 달려들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이상문 투자전략팀 과장은 "금융주 상승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아직은 신뢰할 수 있는 시장흐름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투신과 외국인이 이끌어온 기관화 장세가 이미 완료됐다고 본 개인들이, 외국인과 기관이 보유하지 않고 물량확보가 용이하며 실패해도 별 손해가 없는 종목에 몰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종의 경우도 주택보급률이 100%에 가깝고 도급공사 부문도 이전같은 수익을 내기 어려워 크게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3대 대중주의 상승은 1-3일 가량 지속될 수 있지만 시장의 대세가 반전됐다고는 볼 수 없고 앞으로 기관의 움직임이 지수 상승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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