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영남종금 영업정지…대우연계콜 부담에 몰락

  • 입력 2000년 5월 24일 18시 51분


자금난이 퍼지면서 예금인출 사태가 빚어진 대구 영남종금의 영업이 24일 중단됐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날 영남종금에 대해 8월25일까지 3개월간 영업을 정지시키는 한편 임원진 직무도 정지했다고 밝혔다.

▽대우 연계콜로 몰락〓영남종금은 영남대학교를 소유하고 있는 학교법인 영남학원이 73년 6월 설립한 지방 종금사. 초창기 영남투금에서 94년 10월 종금사로 전환했다. 대구지역에 상당한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며 지금은 업계 최하위 종금사로 밀려났다. 3월말 기준 자산은 1조6168억원, 자본금은 2180억원이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11.59%.

영남종금의 몰락은 지난 주말 중앙종금에 지분인수를 제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으나 결정타는 대우에 빌려준 연계콜. 대우가 투신사로부터 돈을 빌리면서 동일 계열 투자한도를 피하기 위해 중간에 종금사들을 끼워넣었다가 대우가 부실화되자 엄청난 상환책임을 지게된 것. 퇴출된 나라종금과 유사한 사례다.

▽예금보호대상은〓영남종금의 예금 대지급 규모는 개인과 일반법인이 3000억원씩, 금융기관은 5000억원 정도.

금감위는 영남종금의 △발행어음 △어음관리계좌(CMA) △표지어음 △98년 9월30일 이전 발행된 담보부매출어음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된다고 밝혔다. 다만 98년 7월31일 이전 예금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보장받는 반면 8월1일 이후 예금은 최대 2000만원까지 보호된다.금감위는 영남종금에 대한 자산 부채 실사를 실시, 회생가능성이 인정되면 영업정지 조치를 해제할 방침이지만 회생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남종금이 끝내 퇴출될 경우 외환위기 이전 30개에 달했던 종금사들은 8개만 남게된다. 금감위 관계자는 “시장에 악영향을 주던 영남종금의 영업이 정지됨으로써 오히려 종금업계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풀이했지만 종금업 전반에 대한 투자가들의 불신은 쉽게 씻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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