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불안심리 진정국면, 금리 이틀째 하락

  • 입력 2000년 5월 25일 16시 54분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채권금리가 이틀째 내림세를 보이며 회사채수익률이 10%대로 진입한지 이틀만에 다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25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비 0.04%포인트 내린 8.98%, 같은 만기의 회사채수익률은 0.05%포인트 내린 9.95%로 마감됐다.

어제는 농협이 금리하락을 주도했다면 오늘은 정보통신부와 일부 투신사 및 외국계 금융기관등 딜링세력이 끌고 농협이 받치는 양상을 보였다.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농협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들은 어느정도 하락하면 팔겠다는 생각으로 관망했다.

환율이 하락세로 반전되고 주가가 급등하는 등 주변시장이 안정을 찾은 것이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됐다.

재경부가 시장상황에 따라 내달중 국고채발행물량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한국은행이 통안증권창구판매를 자제하며 유동성을 여유있게 공급한 것도 매수세에 힘을 실어줬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하반기 대규모 회사채 차환발행부담이나 펀더멘탈 면에서 불안요인이 상존해 있다며 좀더 하락하면 보유물량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내달부터 연말까지 회사채만기 물량은 3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돼 연말이 다가오면서 수급이 나빠질 수 있다고 시장관계자들이 전했다.

회사채만기물량은 6월과 7월이 각각 5조원정도이고 8-11월이 3조-3조5천억원 씩이며 12월에는 9조8천억원에 달한다고 한 시장관계자는 전했다. 여기에 공사채 금융채 등 다른 채권의 만기도 이에 못지 않고 공적자금 추가조성을 위한 ABS발행 등의 물량부담도 대기하고 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 기준으로 8.95%는 대부분 은행들에게 손익분기점에 해당된다"며 "이 밑으로 내려가면 매물이 상당히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8.90%는 단단한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의 채권딜러도 "미국의 신경제 신화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국 신경제의 아류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정부의 고성장-저물가-저금리 정책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8.95% 밑으로 내려가면 매도에 나서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