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파동 '3인방'의 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선수협 회장인 한화 송진우가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수립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대변인인 SK 강병규와 선수협의 산파역을 맡았던 LG 양준혁은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광주 LG전에서 34세로 '최고령 노히트 노런'의 주인공이 된 송진우는 선수협 활동으로 겨우내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2일 처음 마운드에 오른 이후 7경기에서 3승1세이브의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평균 자책 1.53점. 특히 18일 노히트 노런에 이어 23일 청주 삼성전에선 9회1사까지 3안타 2실점을 기록, 정상궤도에 확실히 올랐음을 입증했다. 송진우는 "회장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할 정도의 성실성으로 겨울 훈련 부족을 단기간에 만회했다.
반면 지난해 두산에서 팀 최다인 13승을 거두고도 미운 털 탓에 SK로 옮긴 강병규는 아직은 훈련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즌 첫 등판도 송진우보다 2주 이상 늦은 20일. 2경기에서 8이닝동안 평균 자책 5.63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공의 속도가 떨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 최고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SK 박상렬 투수코치는 "최고 구속도 불만이지만 평균 구속도 2㎞정도 모자란다"고 말했다.
93년 데뷔후 7년 연속 3할 이상을 쳤던 LG 양준혁은 0.235의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역시 훈련 부족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 '허리가 굵어져서' 배트 스피드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LG 김상훈 타격 코치가 "2인치만 빠지면 될텐데"라며 농담을 던질 정도. 경인방송 구경백 해설위원은 "타격에 소질이 있는 타자여서 어정쩡하게 들어오는 볼은 잘 쳐내지만 빠른 볼에는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