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바닥탈출인가? 일시 반등인가?

  • 입력 2000년 5월 25일 20시 36분


‘바닥 탈출의 서곡인가,또 하나의 기술적 반등에 그치는가.’

25일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때 33포인트 가량 폭등하면서 700선을 훌쩍 넘어서자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장 탈출의 신호’로 보고 앞다퉈 ‘사자’주문을 내놨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매도기회’로 보고 보유물량을 고가에 털어냈다. 외국인들은 350억원가량 소폭 순매수에 그쳐 관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은 은행주가 이끌고 있는 ‘대중주의 반등’을 바닥탈출의 첫번째 이유로 꼽고 있다.

은행업종은 지난 23∼24일 이틀동안 18%,증권업종은 21%가량 각각 반등했으며,이런 상승여파는 건설주로 이어져 대중주의 동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지수에 앞서서 하락곡선을 그리던 은행주가 최근 3일동안 시세가 분출하면서 큰폭 반등한 모양새가 보기 좋다”며 “자신할 수 없지만 바닥은 650선 근방에서 확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템플턴투신운용 강신우상무는 “정부가 지난 24일 한투 대투에 2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만 해소된다면 ‘바닥은 이미 찍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추가반등폭은 수급이 개선될 때까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며,소폭 등락하는 ‘게걸음장’이 펼쳐지면서 바닥을 다질 것으로 강상무는 예상했다.

▽아직까진 기술적 반등이다〓이날 반등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상승세와 그동안 하락폭이 너무 컸던데 따른 가격메리트가 합쳐지면서 나타난 기술적 반등이라는 의견도 적지않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일단 시장을 견인하는 주도주가 없고 매수세가 거의 전종목으로 확산됐다”며 “금융주도 3일 연속 단기급등하면서 당장 매물압박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일 이동평균선인 730선을 돌파하면 ‘추세전환의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수급개선이 미흡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상승세를 기대하기란 힘들다”고 덧붙였다.

리젠트자산운용 김석규이사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 까진 추세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우나 이번 반등은 향후 상승폭이 상당히 큰 기술적 반등이 될 것같다”고 귀띔했다.

▽코스닥도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 커〓삼성증권 강관우코스닥팀장은 “코스닥지수는 110선에서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큰 탓에 추가상승 여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나스닥시장이 여전히 금리인상에 따른 불안감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이며,코스닥시장도 상승시마다 매물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

장인환사장도 “코스닥시장의 이날 폭등세는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며 추격매수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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