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부산대우 ‘로얄패밀리’로 창단한 이후 꾸준히 늘었던 가칭 F·C부산(football club)서포터 회원이 겨우 200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 지난 98, 99년 최다 관중동원 기록과 동시에 최고 인기 구단으로 잘나가던 그 당시 서포터스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인 것.
▼아직 구단·서포터 홈페이지 없어▼
또 구단이 바뀐지 3개월 지났지만 서포터스 명칭도 바꾸지 못하고 있고 서포터스 홈페이지 조차 없다. 그래서 주로 이들은 PC통신이 유일한 만남의 장소다. 이와함께 지역이 부산이기 때문에 서울·경기와 부산지역을 나눠 서포터를 꾸려간다. 이들은 거의 대전등 중립경기가 있을때만 함께 만나 지방 서포터들만의 어려운 응원 모습을 보여준다.
서포터를 지탱하는 부산 아이콘스 구단도 아직 공식 홈페이지가 없다. 대부분 구단들이 구단 홈페이지로 경기사항, 선수, 구단소개등을 알려주는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점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구단측 축구담당 조재형씨는 “유럽등 명문구단 페이지을 벤치마킹, 빠르면 내달초에 개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조씨는 힘차게 출발한 부산 아이콘스지만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인다.
구단은 최근 서포터에 사무실을 무상으로 임대해 주며 또 유니폼도 함께 제공해주는 ‘서포터 잡기’에 안간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단이나 서포터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편이다. 그러나 이들은 축구에 대한 열정 만큼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
지난 5월24일 오후7시 목동운동장.
서울·경기 부산아이콘즈 서포터 오영미씨(19·대학생)는 “팀이 연패 늪에서 허우적거릴때 열심히 응원을 펼쳐 힘을 실어 줘야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부천SK와의 목동 원정경기에서 “둥둥둥” 북을 치며 서포터를 이끌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오씨는 “팀은 바뀌었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라며 “10개구단중 심판의 휘슬에 욕하지 않고 또 부산 홈경기때는 서포터와 같이 모든 관중이 하나로 응원을 한다”고 귀뜸했다.
이날 대형깃발 1개와 대북 1개도 챙겨왔다. 평일이라 중-고생 회원은 물론 직장인 회원들까지 모두 참석한 인원은 겨우 50여명. 모기업 현대산업개발 직장인 200여명과 함께 응원틀을 갖춰 응원을 펼쳤다.
▼홈구장 없어 집없는 설움 겪어▼
부산아이콘스 서포터스 회장 반우용씨(28·회사원)는 “비록 구단이 바뀌었지만 경기장에서 서포팅하는 사람은 그대로”라며 “옛날 ‘로얄패밀리’ 시절만큼 분위기가 고조돼진 않았지만 아이콘스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응원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구장이 없어 창원 대구를 연고지인양 집없는 설움을 톡톡히 경험했던 구단은 이제 27일오후 부산 아이콘스와 카메룬대표팀의 친선경기를 시작으로 구덕운동장을 새롭게 문을 연다.
재개장한 홈구장에서 서포터스들도 옛 명성을 다시 찾겠다는 각오다. 이와함께 지난해 서포터 소식지 발간에 이어 내달 3일 정규리그 첫 홈개막전에 맞춰 서포터 가이드북을 배포한다.
서포터들은 새로 개장한 운동장에서 톡톡튀는 기발한 응원으로 ‘축구 메카’ 부산을 다시 만들어 나가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김진호/동아닷컴 기자 jinho@donga.com
◆부산 아이콘스 연혁
▽79년 아마추어 팀으로 창단
▽83년 12월 대우축구단 출범(프로팀 3호)
▽84시즌부터 프로리그 참여
▽91년 21경기 연속 무패 달성
▽97년 프로축구 3관왕 등극
▽97년 대우 ‘로얄패밀리’서포터 창단
▽98,99년 시즌최대 관중입장 기록과 최고 인기구단 선정
▽2000년 2월 부산 대우 프로축구단을 인수
▽3월 부산 아이콘스 공식출범
▽6월초 서포터스 가이드북 발간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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