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용병 농사'도 바꿔 열풍

  • 입력 2000년 5월 26일 19시 34분


2000 프로야구에 '바꿔 열풍'이 불고 있다. 다름아닌 용병 교체 러시.

올시즌 시작 당시 선을 보였던 16명의 용병선수 중 26일 현재 국내 프로야구에 남아 있는 선수는 불과 9명.

지난달 11일 해태가 호세 말레브와 에디 피어슨을 아르키메데스 포조와 제이슨 배스로 바꾸며 시작된 교체 바람은 이달들어 더욱 거세졌다. 이유는 규정 때문.

계약상 연봉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가 상한선인 용병은 5월 31일까지 교체하면 이후 월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나 이후 '퇴출'시키면 나머지 기간의 월급을 줘야 한다.

그래서 각 구단은 실력이 모자라는 용병을 퇴출시키고 대체할 새 선수를 찾느라 부리나케 미국시장을 들락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프로야구에서 용병의 힘은 크게는 팀 전력의 40%까지 차지한다는 것.

'바꿔 열풍'에서 벗어난 팀은 지난 시즌 다니엘 로마이어와 제이 데이비스 덕택에 챔피언에 오른 한화와 삼성, 두산 등 3개팀 뿐. 나머지 5개팀의 용병들은 '바람앞에 촛불' 신세다.

가장 심한 팀은 드림리그 꼴찌 해태. 말레브와 피어슨의 대체용병으로 뽑은 포조와 배스 중 배스를 또다시 퇴출시키고 메이저리거 미첼을 뽑았다. 한시즌에 5명의 용병을 뽑아 이중 3명을 버린 신기록을 세운 것.

매직리그 최하위 SK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쌍방울시절 뽑은 헨슬리 뮬렌과 타이론 혼즈를 본국으로 보내고 신생팀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타자 하비 플리엄, 팀슨 브리토와 투수 빅터 콜 등 3명의 용병을 수혈해 나름대로 이득을 보고 있다.

현대는 25일 뒤늦게 에디 윌리엄스를 퇴출시키고 대신 대릴 브린클리를 영입하기로 했다.

현대는 장타자 윌리엄스에 잔뜩 기대를 걸었지만 당뇨병에 무릎도 좋지않아 교체시한 마감일을 앞두고 고뇌 끝에 결단을 내린 것. 수비력을 높이 사 뽑은 용병 토머스 퀸란이 홈런 17개로 1위에 올라 '용병장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현대마저 '교체바람'에 합류한 셈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최근 성적이 부진한 용병들은 부쩍 연습량을 높이며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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