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확실한 종목만 사냥"

  • 입력 2000년 5월 29일 19시 27분


최근 국내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매수주체로 꼽히는 외국인투자자는 29일 정부·채권단과 현대간 공방에 대해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 자세를 나타냈다. 증권거래소에서는 소폭 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는 큰폭 순매수를 기록하며 장을 끝냈다.

▽판단은 시기상조?〓22일 333억원을 순매도해 종합주가지수를 700 밑으로 끌어내리는 단초를 제공했던 외국인은 지난 일주일에 27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선호종목인 삼성전자 주가하락은 ‘외국인 이탈’의 지표로 간주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는 외국인이 지난 한주일에만 이 종목 주식을 90만주정도 내다팔아 주가가 120일 이동평균선을 위에서 아래로 뚫고 내려가자 거래소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이날 대형 악재로 꼽혔던 정부와 현대간 대치양상에도 투자자세를 급하게 변화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매도우위를 ‘셀(Sell) 코리아(KOREA)’로 볼 수는 없다는 것. 엥도수에즈더블유아이카증권 이옥성 지점장은 외국인이 “현대는 대우와 다르다, 현대가 한국에서 망할 수는 없다”는 기본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와 현대의 각자 분명해지는 시기가 되면 외국인의 투자자세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실한 종목은 산다〓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금융주와 건설주 등 개인투자자 선호주를 주로 내다팔았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순매수금액 221억원중 한통프리텔이 217억원을 차지하는 특징을 보였다.

대우증권 박진곤과장은 “외국인은 정부와 현대간 맞대결이 벌어지는 와중에서 재료가 확실한 종목을 사는 양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먹어도 뒤탈이 없는 먹이감만 사냥하겠다’는 자세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것.

최근 삼성전자 매도우위는 미국내 전자제품 소비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했다. 반면 코스닥시장 통신주는 단말기보조금 폐지와 인수합병(M&A)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등으로 재료가 풍부하다는 것.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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