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동시에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천수는 '한국의 마이클 오언'으로 불린다. 98 프랑스월드컵에서 18세의 나이로 참가해 세계적 스타로 우뚝 선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최고 스타 오언(21·리버풀)처럼 어린 나이임에도 세계무대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어 붙여진 별명이다.
28일 열린 강호 유고대표팀과의 친선 1차전. 설기현과 투톱을 이룬 이천수는 유고 문전을 종횡무진 위협, 이같은 주위의 찬사가 '공치사'가 아님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천수는 이날 허정무 감독의 전략에 따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1m68, 57㎏의 다소 왜소한 체구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장신 수비들이 진을 친 상대문전을 헤집고 다녀 팬의 갈채를 한몸에 받았다. 비록 골을 뽑아내진 못했지만 뛰어난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치고 후반 6분과 9분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연출하는 등 공격을 주도, 유고 벤치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것.
경기가 끝난 뒤 허감독은 "이천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스피드와 기술, 시야, 감각적 지능 등 모든 면에서 신뢰할 수 있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98년 가을철 고교연맹전에서 8골을 기록, 부평고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두각을 나타낸 이천수는 지난해 1월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되며 축구선수의 '엘리트 코스'를 밟기 시작한 '밀레니엄 유망주'. 지난해 또다시 고교 3관왕을 주도한 이천수는 그 해 9월 올림픽대표에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고 올 4월에는 아시안컵 국가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려 대표 '3관왕'을 모두 휩쓸었다.
이같은 뛰어난 활약상 때문에 지난해 말 프로구단들의 적극적 구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천수는 모두 뿌리치고 '해외진출'을 조건으로 고려대에 입학, 월드스타를 꿈꾸며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