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무보다 생김새는 작지만 인삼향의 독특한 맛을 지닌 강화 향토식품 순무. 이를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섞박지김치, 말랭이, 차 등 다양한 식품으로 가공 생산하고 있는 ㈜강화순무골(인천 강화군 선원면 연리)의 김치학교가 각광받고 있다. 김치학교의 강사는 은행원에서 농업경영인으로 변신한 순무골 대표 권국원(權國遠·48)씨. 권씨는 3년 전부터 순무수확철에 수시로 김치학교를 열고 있다.
올 순무 수확철을 맞아 24일 처음 열린 강좌에서 권씨는 순무의 역사와 효능 등을 설명한 뒤 냉장고를 이용, 유산균 증식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2개월간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비법 등을 알려주었다. 김치담그기 실습을 마친 참가자들은 김포대학과의 산학협동을 통해 강화순무골 비닐하우스에 재배되고 있는 세계 13개 종자의 순무를 관람하고 인근 동검도의 약쑥밭도 찾았다. 이날 강의에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이자 조선왕조 궁중요리 기능보유자인 황혜성(黃慧性·81·여)씨와 그의 제자 29명도 참가해 주목을 끌었다. 황씨는 “순무 재배 현장과 순무김치 담그는 법을 확인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6월 3일 2기 강좌에는 이화여대 고위경영자 과정 대학원생 50여명이 예약한 상태.
김치학교는 순무 강의 뿐 아니라 강화에서 나는 향토식품의 생산지와 북녘 땅을 바라볼 수 있는 제적봉을 찾는 등의 관광코스도 마련하고 있다.
강화순무골은 95, 97년 김치축제 등에서 김치상품화부문 특별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일본 미국 등의 국제식품박람회에도 김치식품을 자주 출품해왔다. 또 이 곳의 순무말랭이는 지난해부터 미국 대만 등에 미화 23만 달러어치가 수출되는 등 해외시장 개척의 ‘효자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권씨는 “김치종주국으로서 ‘건강김치’를 만드는 비법을 함께 연구하고 대중화하기 위해 김치학교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순무골은 김치학교 참가를 위해 40명 이상이 전화예약할 경우 강의일정을 조정해주고 관광버스도 제공한다. 032-933-2988, 8488
<인천〓박희제기자>min07@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