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진단]일산 출판단지 부지, 초고층건물 허용 '진통'

  • 입력 2000년 5월 30일 19시 47분


《경기 일산 신도시 초고층 건물 신축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개발업체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문제의 건물은 출판문화단지 조성이 무산된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1237일대 부지 3만3000여평에 건설업체인 ㈜요진산업이 건립하려는 41∼55층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이곳은 출판단지를 조성하려던 출판문화사업단지조합과 토지공사가 90년 토지매입가격 절충에 실패한 뒤 10년째 방치돼왔다.》

98년 12월 이 땅을 사들인 요진산업 측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10개동을 짓기 위해 도시계획상 유통 업무시설로 묶인 이 일대를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해달라고 고양시에 요청했다. 이같은 도시계획 변경안이 24일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를 전격 통과하면서 주민들을 자극했다. 1월 고양시내 1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초고층 아파트 용도변경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9일부터 이곳에서 건물신축 저지를 위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인근 쓰레기소각장 굴뚝(70m)보다 2배 이상 높은 150m 규모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병풍역할을 하면서 대기순환을 방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부 황명숙(黃明淑·39·고양시 일산구 백석동)씨는 “지금도 소각장에서 시커먼 연기가 나와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지 못하는데 고층건물이 들어선다면 공기가 더 나빠져 숨도 제대로 못쉴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미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일산에 자족기능 확보 차원에서 필요한 이 부지가 주거단지로 바뀔 경우 인접 고속버스터미널 부지와 문화단지 부지마저 주거단지화되는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것도 걱정한다. 범시민대책위 유왕선(劉旺宣)위원장은 “자족기능 부지를 주거용으로 바꾸려는 첫 시도인 만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업체는 법적 하자가 없는 만큼 공사를 강행할 태세다. 요진산업 주택사업부 박연대(朴淵大)과장은 “과학적인 검증 결과 이 일대 대기는 지금도 양호한 상태”라고 주민들과 엇갈린 주장을 하면서 신축 10개동 중 아파트 8개동을 제외한 2개동은 ‘국제 벤처 비즈니스 센터’로 조성돼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제 공은 고양시로 넘겨진 상태. 시의회 본회의(6월 3일) 통과와 경기도의 승인절차가 남아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고양시의 결정이기 때문. 황교선(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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