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화제]금감원 부원장의 '投信 사랑'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24분


“누룽지까지 긁어 신상품에 투자했다.”

금융감독원 내에서 ‘투신상품 제조기’란 애칭을 갖고 있는 강병호(姜柄皓)부원장의 ‘투신 사랑’이 금융가에 화제다.

강부원장은 30일 오전 금감원을 신임 인사차 방문한 한국투신 홍성일사장에게 직접 자신이 실무진과 함께 최근 개발한 ‘뉴 하이일드펀드 D형’에 가입했다. 투자금액은 국민은행 마이너스대출을 통해 조달한 1000만원. 강부원장은 “투신사 임직원들도 적극 가입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강부원장이 작년부터 지금까지 투신사 하이일드 펀드와 후순위채(CBO)펀드에 가입한 규모는 이날 계약분을 포함, 모두 1억5000만원어치. 한양대에서 교편을 잡다 이헌재 당시 금감위원장의 천거로 자본시장 정책을 담당하는 금감원 부원장으로 발탁된 그는 그동안 갖고 있던 골프장 회원권과 유가증권 등을 모두 처분, 투신 수익증권으로 바꿔왔다. 물론 투신상품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한 제스처다. 강부원장은 대우채 환매사태 이후 투신권에서 자금이탈이 심각해지자 국내에서는 개념이 생소한 하이일드 및 후순위채 펀드를 소개한 장본인. 기자실에 칠판을 가져다 놓고 직접 상품구조를 설명하기도 한 ‘열성파’다.

강부원장 외에도 이헌재 현 재정경제부장관, 이용근 금감위원장, 연원영 금감위 상임위원 등이 하이일드나 후순위채 펀드에 가입했고 김재찬 자산운용감독국장도 2000만원어치의 하이일드 펀드에 가입하는 등 금융당국 고위급들 대부분이 투신 고객들.

다행히 하이일드와 후순위채 펀드 618개 중 94%인 582개가 최근의 증시폭락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누적수익률 20% 이상인 펀드만도 21개에 달한다.

강부원장은 ‘투자수익을 그동안 얼마나 올렸느냐’는 질문에 “만기가 오지 않아 확실치 않지만 지금까지 계약한 7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20%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