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日 미치코황후 친정유산 80억원 포기

  • 입력 2000년 5월 30일 21시 05분


일본의 미치코(美智子)황후가 친정 아버지가 남긴 거액의 유산을 포기했다. 30일 일본 신문들은 미치코 황후는 닛세이(日淸)제분의 창업주로 지난 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 쇼다 에이자부로(正田英三郞)가 남긴 유산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황후의 아버지가 남긴 유산은 닛세이제분의 주식과 예금, 자택 등 모두 33억엔(약 330억원) 가량. 미치코 황후는 2남2녀 가운데 큰 딸로 어머니도 돌아가셨기 때문에 전체 유산 가운데 4분의 1을 받게 돼 있었다. 일본언론들은 “황후가 유산을 포기한 것은 이미 민간인 신분이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치코 황후의 친정 유산 포기가 뉴스가 된 것은 그가 일본 황실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인 출신 황후이기 때문. 전에는 황족들 사이에 혼인하는 것이 관례여서 황실 내 유산문제는 별 관심을 못 끌었다.

미치코 황후는 1959년 당시 황태자였던 현 일본 천황과 결혼했다. 민간인이었다가 황태자비가 됐다고 해서 당시에는 ‘신데렐라’로 불렸다. 이들의 결혼식 중계를 보려고 TV를 사는 사람이 급증해 “황실결혼식이 일본의 TV보급률을 높이는데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 천황의 뒤를 이어 현 황태자도 외교관 출신인 마사코(雅子)를 황태자비로 맞았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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