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피펜 ‘부상투혼’… 포틀랜드 기사회생

  • 입력 2000년 5월 31일 19시 19분


'운명의 장난'일까.

시카고 불스 시절 감독과 주전선수로 챔피언 반지를 6개나 함께 낀 필 잭슨(LA 레이커스)과 스코티 피펜(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31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포틀랜드와 LA 레이커스의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콘퍼런스 결승 5차전은 경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절친했던 두 사람의 설전으로 이미 뜨거워졌다.

피펜은 29일 결승 4차전 종료 52초전 고의적으로 LA 레이커스의 존 샐리의 뒤통수를 팔꿈치로 내리쳐 31일 1만달러의 벌금을 공식 부과받았다.

이를 두고 잭슨감독은 "그만한 일이면 경기출장정지를 받아야 한다. 오늘 나올 수 없는 선수가 코트에 나왔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피펜은 "잭슨은 더 이상 나의 코치가 아니다. 안부나 전해주라"고 일축했다.

결과는 잭슨이 '두려워 한' 피펜이 펄펄 난 포틀랜드가 96-88로 승리를 거두고 탈락 일보직전에서 일단 살아났다.

7전4선승제의 결승전에서 상대전적 2승3패가 된 포틀랜드는 3일 홈에서 벌어지는 결승6차전에서 또 한번 기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날 승리는 전적으로 피펜의 수훈 덕분.

피펜은 1쿼터 종료 직전 로버트 오리에게 공격자 파울을 하며 넘어져 왼손가락 2개가 탈골되는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그는 고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43분을 뛰며 팀내 공동1위인 22득점에 리바운드 6개에다 가로채기도 6개를 기록하며 대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피펜은 플레이오프 통산 380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해 옛 동료 마이클 조던이 가지고 있던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가로채기 기록(376개)을 단숨에 넘어섰다.

피펜은 코비 브라이언트를 전담 마크해 17점으로 묶어 수비에서도 빛났다.

포틀랜드는 경기를 시작한 지 1분12초 만에 데틀레프 슈렘프의 자유투로 5-2로 앞서 나간 뒤 이후 46분여 동안 단 한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압승을 일궈냈다.

라시드 월러스가 22점을 올리며 피펜과 함께 공격을 주도했고 식스맨 슈렘프는 어시스트 6개를 건네주며 포틀랜드의 승리를 도왔다.

<전창기자·로스앤젤레스외신종합>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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