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삼성아파트 43평을 분양받은 박모씨(38·회사원)는 최근 아파트 분양권을 처분하려다 포기했다. 중개업자가 수수료를 과다하게 요구했기 때문. 박씨가 처분하려던 분양권 거래가는 아파트 계약금과 1차 중도금을 포함한 7200만원에 프리미엄(300만원)을 합한 7500만원. 그런데 중개업자가 “아파트 분양가(2억4000만원)에 프리미엄을 얹은 2억4300만원이 중개료 산정 기준”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정수수료 80만원에 약간 더해 100만원을 수수료로 달라”고 요구했다.
박씨는 “실거래가에 법정수수료율(0.4%)을 적용하면 수수료는 30만원에 불과한데도 중개업자가 별다른 수고 없이 3배 이상 폭리를 취하는 데 참을 수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31일 오후. 6월7일부터 청약접수할 아파트의 모델하우스가 있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일대에서 영업 중인 중개업자들은 “분양권 거래 수수료에 대해 정해진 법규가 따로 없다. 20평형은 200만원, 30평형은 300만원 정도 줘야 한다”며 모델하우스를 찾은 청약예상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건설교통부 토지관리과 최정호(崔政浩)과장은 “분양권 수수료는 실제 거래된 가격을 기준으로 법정수수료율을 적용해 산정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박씨의 경우 7500만원을 거래가로 보고 30만원만 수수료로 주면 된다는 것. 최과장은 “만약 과다한 수수료를 요구받았다면 계약서와 수수료 영수증 사본을 첨부해 가까운 경찰서 등에 고소할 경우 해당 중개업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덧붙였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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