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31일 국내 주가를 밀어올린 일등공신으로 현대그룹의 강도높은 자구방안 발표와 나란히 나스닥지수 폭등을 꼽았다.
나스닥지수는 30일(미국 시간) 사상 최대폭인 7.9%나 치솟으면서 지난주 하락폭 5.5%를 단 하루만에 만회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월 28일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최근 급락한 반도체 통신장비 인터넷 등 기술주들이 나란히 큰 폭으로 오른 점이 이채로왔다.
하지만 이날 폭등은 본격적인 회복국면 진입 신호라기보다는 단기적 낙폭과대에 따른 강한 반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 주변여건이 단숨에 호전되면서 ‘묻지마 투자’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 뒤 가리지 않는 미국증시 추종 태도를 경계했다.
▽반등 배경〓30일 나스닥지수 폭등을 이끌어낸 것은 강력한 저점매수세였다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 변성윤 선임연구원은 “시세가 강세권인지 약세권인지를 알려주는 RSI(상대강도지수)가 94년이후 여섯 번째이자 올들어 두 번째로 30% 이하로 떨어져 강력한 매수 신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RSI지수는 침체장일수록 값이 낮아지며 올들어서는 4월 14일 처음으로 30%이하로 떨어지면서 17일 6.5% 18일 7.1% 등 당시로선 사상최대의 폭등을 낳았다.
아무튼 30일 반등은 5월 24일 장중에 형성된 나스닥지수 단기바닥인 3050선을 힘차게 딛고 올라가는 추세여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러나 거래량이 14억4000만주에 그쳐 4월 16일보다 훨씬 적고 시장분위기도 관망세여서 반짝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5월들어 나스닥시장의 하루거래량은 14억주 수준으로 3월 평균 19억주수준에 비하면 크게 위축돼 있는 상태다.
▽중장기 전망〓미국증시가 완연한 관망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투명성 때문이다. 논점은 ‘올해 금리인상폭이 0.5%포인트 이상이냐 아니냐’와 ‘FRB의 금리인상 대장정이 올 여름에 끝나느냐 아니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지느냐’ 등 두가지.
미국 증권가의 다수설은 △올해 0.5∼0.75%포인트 인상과 △내년에 0.5% 추가인상이다. 일각에서는 올 6월과 8월에 0.25%씩 인상한 뒤 대선 이후 확실히 금리인상 효과가 나타나면서 내년에는 추가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는 희망섞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한다. 가장 비관적인 편에 서 있는 쪽은 골드만삭스. 올해와 내년에 각각 0.75%포인트씩 인상돼 단기금리가 8.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변 연구원은 “가깝게는 6월 1일의 NAPM지수(전미 구매관리자협회지수)와 2일의 4월고용보고서 발표가 이같은 금리관련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걷어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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