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8회말 볼넷 2개와 김대익의 2루타, 화이트 조경환의 징검다리 안타로 4점을 따라붙은 롯데는 9회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선두 조성환이 볼넷을 얻었고 대수비수로 나간 한규식이 기대치 않았던 1타점 2루타를 날렸고 바뀐 LG 포수 김정민의 패스트볼로 홈까지 밟아 스코어는 6-8.
이어 롯데는 LG의 바뀐 투수 경헌호로부터 1사후 대타 엄정대와 화이트가 연속안타를 뽑아 1사 1, 2루의 찬스를 잡은 뒤 이날의 영웅 마해영이 초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을 넘기는 끝내기 3점홈런으로 장식했다.
프로야구 19년 사상 가장 뜨거운 승부가 연출된 순간이었다. 역대 6번째 최다 점수차 역전승. 인천에선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선수협의회 회장 송진우(한화)와 대변인 강병규(SK)가 올들어 처음으로 선발 맞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결과는 송진우의 완벽한 KO승. 지난달 18일 광주 해태전에서 최고령 노히트노런(34세 3개월2일)을 달성하는 등 연승 행진을 벌였던 송진우는 이날도 6회까지 3안타 무실점의 노련한 투구를 선보여 겨울훈련 공백을 무색케 했다.
반면 1패만 기록중인 강병규는 1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경기 시작 사이렌의 여운이 미처 사라지기도 전인 1회초 선두타자 데이비스에게 홈런을 맞는 등 2홈런 4실점하고 물러날 때까지 아웃카운트는 1개에 불과했다.
한화는 송지만과 허준이 홈런 2개씩을 날린 것을 비롯, 7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15-1로 대승을 거둬 회장님의 시즌 4승을 축하했다. 한화는 7연패에서 벗어났고 SK는 6연패.
수원경기는 해태가 ‘현대 출신 이적생’ 최상덕의 완투에 힘입어 최강 현대를 6-4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최상덕은 올시즌 현대전 2연속 완투승을 비롯, 통산 5승 무패. 잠실에선 삼성이 4회 김기태의 재역전 2점홈런을 앞세워 두산에 6-3으로 승리. 선발승을 올린 김진웅은 8승(2패)으로 다승 단독선두에 올랐다. 두산은 시즌 첫 4연패.
<장환수·주성원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