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미국 경기의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돼 미 금리가 추가인상될 우려가 크게 줄어드는 등 좋아진 외부 여건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들어 강도 높은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나스닥과 국내증시의 동반상승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미 금리인상 우려 급감〓신규주택판매, NAPM(전미 구매관리자협회)지수, 경기선행지수 등이 감소세를 보인데 이어 5월 실업률이 4년만에 처음 상승하고 임금상승률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났다. 특히 2일 발표된 5월 실업률은 4.1%로 예상치인 3.7∼3.9%를 크게 웃돌았다. 작년 6월 이후 여섯 번에 걸친 금리인상(4.75%→6.50%)의 효과가 드디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그러자 “미국 경기는 과열 상태이며 이를 식히려면 8월까지 금리를 0.5∼0.75%포인트 올려야 한다”던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은 바뀔 수밖에 없게 됐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 실시된 조사에서 미 국채를 거래하는 27개 증권사중 4개사만이 6월에 0.25%포인트 인상을 점쳤으며 나머지 23개사는 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는 미 증시에도 즉각 반영됐다. 나스닥지수는 6.44% 오르며 중기저항선인 3800선을 가뿐히 뚫었으며 금리인상 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금융주와 기술주가 초강세를 보였다. 일부 2,3류 인터넷주들조차 덩달아 뛰는 양상이었다.
▽국내증시 긍정적 영향 받을 전망〓외국인은 최근 3일 동안 삼성전자를 7152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등 매수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직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전자 등 일부 종목들에 한정되고 있으나 국내증시에 새로운 돈을 수혈해 수급의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가 있다. 외국인은 특히 국내변수의 영향력이 두드러졌던 4월말 이후에도 ‘동조매매(同調賣買)’ 패턴, 즉 나스닥지수가 오른 다음날 순매수로 나오고 나스닥지수가 떨어지면 순매도를 기록하는 모습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4월에 동조매매가 이뤄지지 않은 날은 3일간이었으며 5월 이후에는 5월 19일과 6월 1일 이틀뿐이었다. 또 살 때 많이 사고 팔 때는 상대적으로 적게 파는 ‘강세 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적어도 당분간은 미 증시의 호전된 분위기를 그대로 국내증시에 중계해주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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