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영고-연세대를 졸업하고 94년 두산에 입단, 그동안 한번도 빛을 보지 못한 무명선수다. 130㎞대의 그저 그런 스피드에 특별한 주무기가 없어 롱릴리프나 패전처리가 주임무.
지난해까지 프로통산 6년간 6구원승 4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 3.17. 6년간 6승이라면 1년에 1승이라는 얘기. 더구나 99시즌엔 단 한번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그런 그가 올해 두산의 당당한 선발로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던가. 5월24일 잠실 현대전부터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간뒤 하루하루 피칭이 남다르다. 두차례 선발등판에서 승은 없었지만 평균자책 2.53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가 4일 잠실 삼성전에서 드디어 데뷔 7년만에 첫 선발승을 따냈다. 주무기 싱커와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힘있는 삼성 타선을 농락했다. 7과 3분의2이닝 동안 5안타 3실점.
올해 마수걸이 승이자 98년 9월12일 잠실 LG전이후 1년8개월여만에 따낸 짜릿한 승리이기도 했다.
두산은 한태균의 뒤를 이어 이혜천-구자운-진필중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를 차례로 마운드에 올리며 6-3 리드를 지켜냈다. 4연패뒤 2연승.
수원경기에선 현대 에이스 정민태의 힘이 돋보였다.
정민태는 9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해태 방망이를 ‘봉쇄’하며 지난달 13일 수원 해태전에 이어 시즌 두번째 완투승을 장식했다. 8승2패가 된 그는 삼성 김진웅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 현대는 0-0인 3회 심재학이 우측담장을 넘는 2점짜리 결승포를 날렸다.
SK는 인천에서 마무리로 뛰던 용병투수 콜을 선발로 내세웠으나 한화의 방망이를 막기엔 역부족. 콜은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6실점, 5-14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화는 21안타로 올시즌 팀 최다안타를 기록.
김재현이 1홈런 2타점, 이병규가 4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LG는 5-3으로 앞선 9회 롯데의 반격을 1점으로 간신히 막아내고 한점차 승리를 거뒀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