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지금이라도 찾아서 손해를 줄이는게 좋은지,아니면 기왕 기다린 참에 최소한 원금이 회복될 때까지 참는게 유리한지’ 여부로 집약된다.
▽묶인 자금 얼마나〓투신사의 순수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는 5월말 현재 42조원 가량. 작년 10월 55조8000억원까지 치솟던 주식형펀드 잔고는 올들어 증시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신규유입은 거의 없고 환매신청만 잇따라 5월말 현재 40조원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문제는 작년 6∼7월 종합주가지수가 850∼1000이던 시점에 유입된 20조원의 주식형펀드 자금을 포함, 전체 순수 주식형펀드의 70%가 이달중 환매수수료 없이 찾을 수 있다는 것. 만기가 돌아오는 대부분의 주식형펀드는 작게는 원금에서 10%정도, 많게는 40%까지 손실이 난펀드라는게 투신사 측의 귀띔이다.
▽주가급등에 따른 손실만회 효과 적어〓펀드투자자들은 “최근 5일동안 종합지수가 140포인트 가량 급등한 점을 감안할 때 펀드수익률이 상당폭 상승하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
최근 주가폭등의 주도주는 은행 증권 등 금융주로 기관들이 연초 이후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먼저 털어버린 종목들이다. 기관들이 많이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정보통신 등 대형 우량주는 이번 상승장에서 ‘주변주’로 전락한 반면 금융 건설 등 저가주와 개별종목이 급등하면서 펀드 수익률 제고효과가 신통치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투자신탁 이척중 상품개발부장은 “최근 주가폭등에도 불구,펀드 기준가격은 별로 오르지 못했다”며 “실망한 투자자들이 ‘홧김’에 환매신청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대안있는 상품이 나올 때 까진 기다려야〓투신사 관계자들은 “적어도 원금수준을 회복하려면 종합지수가 900은 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손실폭이 워낙크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단기급등으로 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조정후 재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투신 이부장은 “850선에 다가갈수록 ‘인출러시’가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막상 찾더라도 대체투자처가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라며 “비과세공사채형 수익증권 등 대체상품이 나올때까지 기다리는게 현명할 것 같다”고 조언한다.
또 금액 및 횟수제한없이 부분인출이 가능한 점을 감안,손해를 본 상태에서 펀드 예치자금 전액을 환매하기 보다는 일부라도 인출해 CBO나 하이일드펀드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는 조언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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