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무잡잡한 얼굴에 단단한 몸도 그렇지만 행동이나 마음 씀씀이가 거대한 산처럼 여유롭다. 그러나 그는 고2때부터 시작한 등산을 끊었다. 1996년 에베레스트산 브로드피크봉(해발 8047m)을 정복하면서 후배 3명을 잃은 다음부터다.
그 뒤로 그는 사진을 배워 지난해 5월에는 한국현대사진가회에서 주최한 사진전에서 대상을 탈 정도로 실력을 키웠다. 홍교수는 한시도 쉬지 않는다. 덕분에 지난 4월에는 과로로 쓰려져 한달동안 병원신세를 졌다. 이때 담배를 끊었다. 일단 시작한 일은 포기하지 않지만 억지로 안되는 일은 빨리 체념해 스트레스를 피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특히 악안면통증 등 치과질환의 대부분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치주염 등 세균에 의해 생기는 치과질환도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상태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악안면통증 구취 코골이 구강암진단 등이 주요 영역인 구강내과에 스트레스란 개념을 도입한 것은 황교수의 업적.
그는 1998년 스트레스로 인해 침샘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치의학이 단순히 치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치아를 가지고 있는 인체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봤기 때문에 얻은 성과다.
최근엔 과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한방의 침술을 이용해 턱관절의 이상을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홍교수는 자신의 치아건강에는 낙제점이다. 5개 치과학회의 임원 치대동문회 부회장 학생과장 등 여러 가지 일을 맡아 일하다보니 술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저는 잘 못하지만 올바른 양치법으로 규칙적으로 이를 닦고 너무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피하는 게 치아건강에 좋습니다."
그는 돈을 좀 아끼려고 '돌팔이 의사'에게 치료받다가 이가 다 망가져 찾아온 환자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나중에 돈이 더 들어갈 뿐만 아니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구강환경이 나빠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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